과자 남편: 달콤한 기억의 맛
과자 부스러기가 이불에 묻어 있었다. 남편이 또 몰래 야식을 먹었다는 증거였다. 나는 한숨을 쉬며 청소기를 꺼냈다. 당뇨 판정을 받은 지 석 달째, 그는 여전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또 먹었어요?"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에게 물었다. 그는 부스러기를 보고 어린아이처럼 표정이 굳었다. 마치 손에 든 과자를 엄마에게 들킨 다섯 살 아이 같았다.
"미안해, 어제 야근하고 배가 너무 고파서..."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남편의 혈당 수치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고, 의사는 식이 조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자를 향한 그의 사랑은 20년 넘게 이어진 연애였다. 단 음식을 끊는 건 담배보다 더 어려워 보였다.
그날 저녁, 퇴근길에 슈퍼마켓에 들렀다. 야채 코너를 지나 과자 진열대 앞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머릿속에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첫 데이트 때 남편(그때는 남자친구였지만)이 내게 건넸던 작은 초콜릿 과자. "이거 먹으면 행복해진대요." 그의 수줍은 미소가 생생했다.
집으로 돌아와 부엌에 들어섰다. 큰 결심을 한 듯 앞치마를 두르고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세 시간 후, 오븐에서 달콤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통밀 쿠키는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버터 대신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했다.
"이게 뭐야?" 늦게 들어온 남편이 부엌의 쿠키 냄새를 맡고 눈을 크게 떴다.
"당신을 위한 과자예요. 건강한 재료로만 만들었어요." 쿠키를 건네자 그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웃음이 번졌다.
"달콤하네. 그런데 왜 이렇게 익숙한 맛이지?" 그가 물었다.
"첫 데이트 때 그 초콜릿 과자 기억나요? 그 맛을 최대한 흉내내 봤어요."
남편의 눈이 촉촉해졌다. "넌 그런 것도 기억하는구나..."
그날부터 우리는 매주 토요일마다 함께 건강한 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혈당 수치는 조금씩 안정되었고, 이불에서 과자 부스러기가 사라졌다. 가끔 그가 몰래 과자를 사 먹는 것을 알지만, 이제는 그것을 꾸짖지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금지가 아니라 균형이라는 것을 배웠으니까.
어젯밤, 남편은 자신의 사무실 서랍 속에 늘 한 봉지의 쿠키를 보관한다고 고백했다. 직장 동료들이 그 맛을 칭찬할 때마다 "내 아내가 만든 거야"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때로는 가장 달콤한 사랑의 표현이 화려한 말이 아닌, 함께 나누는 작은 과자 한 조각에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