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의 날씨: 오늘은 비가 내렸어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뉴진스의 'Hype Boy'를 방해했다. 민지는 핸드폰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켰다. 재생 시간은 여전히 1분 22초에 멈춰 있었다. 그녀의 작업실 창밖으로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마감은 내일이었고, 뉴진스를 위한 안무는 아직 반도 완성되지 않았다.
"역시 안 되는 날은 안 되는 거야." 민지는 중얼거리며 이어폰을 뽑았다. 작업실의 공기는 답답했고, 빗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마치 그녀의 초조함을 대변하듯 빗방울은 창문을 더 세게 두드렸다.
그녀는 안무 디렉터로 일한 지 5년째였다. 뉴진스의 새 앨범 타이틀곡 안무를 맡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지만, 지금은 그 행운이 무거운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전 곡들의 특유의 중독성 있는 포인트 안무들이 대중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놓은 터였다.
"날씨 어플에서는 오늘 맑음이라고 했는데..."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 들고 날씨 앱을 확인했다. 정말로 앱에는 '맑음'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실시간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앱치고는 현실과 너무 달랐다. 마치 그녀의 계획과 현실 사이의 간극처럼.
민지는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 한가운데로 걸어가 음악을 다시 틀었다. 이번에는 스피커로. 뉴진스의 'Hype Boy'가 작업실 전체에 울려퍼졌다. 그녀는 눈을 감고 음악에 몸을 맡겼다. 비의 리듬과 노래의 비트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창문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만든 패턴이 보였다. 불규칙적이지만 어딘가 질서가 있는 패턴. 민지는 그 패턴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몸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비가 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손동작, 빗방울이 튀는 듯한 발동작이 만들어졌다.
그녀는 날씨 앱을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맑음'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웃음이 나왔다. 어쩌면 이 오류가 그녀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 것인지도 모른다.
다음 날, 민지는 완성된 안무를 회사에 제출했다. 날씨에서 영감을 받은 그녀의 안무는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지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비가 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손동작은 뉴진스의 새 히트곡의 시그니처 안무가 되었다.
몇 개월 후, 그 안무는 SNS에서 '날씨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유행했다. 사람들은 매일 다른 날씨에 맞춰 안무를 변형해 올렸다. 민지의 핸드폰에는 여전히 그 오류가 있는 날씨 앱이 설치되어 있다. 가끔 비가 내리는 날, 앱에 '맑음'이라고 표시되면 그녀는 미소를 짓는다. 때로는 가장 정확한 예측이 완벽한 오류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