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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직장

남친의 직장: 상상은 현실이 된다

종일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다 문득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확인했을 때, 민지는 자신이 얼마나 그를 모르는지 깨달았다. 프로필 사진 속 남자는 양복을 단정하게 입고 있었고, 배경은 분명 고급 오피스 빌딩의 로비였다. 2년 동안 사귀었지만, 그의 직장에 대해 아는 것은 "대기업"이라는 세 글자뿐이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돼? 너의 회사 앞에서 기다릴게." 민지는 메시지를 보냈다. 화면 속 '1'이 사라지고 '읽음'으로 바뀌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5분, 10분, 30분이 지나도 그의 답장은 없었다. 그러다 핸드폰이 울렸다.

"미안해, 지금 회의 중이야. 오늘은 야근이라 못 만날 것 같아."

민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주에만 세 번째였다. 민지는 갑자기 궁금증이 폭발했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그가 알려준 회사 주소를 입력했다. '강남역 12번 출구 앞 파란색 유리 건물'. 30분 후, 민지는 그 건물 앞에 서 있었다.

로비에 들어서자 경비원이 민지를 바라보았다. "누구 찾으세요?"

"김준호 씨요. 7층 마케팅부에서 일하는..."

경비원의 눈빛이 의아해졌다. "이 빌딩에 마케팅부는 없는데요. 7층은 법률사무소입니다."

민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민지는 그의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최근 게시물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모든 사진이 인터넷에서 가져온 스톡 이미지처럼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민지는 우연히 동네 편의점 앞을 지나가다 멈춰 섰다. 카운터 뒤에 서 있는 남자, 그 익숙한 뒷모습. 점원 유니폼을 입은 그가 고객에게 거스름돈을 건네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민지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2년 동안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 회사, 거짓된 성공, 가상의 출장에 속아왔다. 만남을 거절할 때마다 그는 실제로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문 유리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남자는 민지와 눈이 마주쳤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하지만 민지의 마음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천천히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갔다. 때로는 거짓말보다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가 더 큰 사랑을 의미하니까. 그리고 어쩌면,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그의 현실이 아니라 그녀의 실망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