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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다이어트

남편의 다이어트: 사라지는 것들

처음 그가 사라진 것은 그의 배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남편의 둥근 배가 평평해진 것을 보고 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열 달 전부터 끊임없이 '다이어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였지만, 실제로 무언가 실천한 적은 없었다. 그저 맥주를 들이키며 "내일부터 진짜 시작한다"는 말뿐이었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묻자 그는 미소만 지었다. 그 날 저녁, 그는 평소 두 그릇씩 비우던 밥을 반 공기만 먹었다. 젓가락을 내려놓는 소리가 식탁에 울려 퍼졌다. 우리 결혼 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다음으로 사라진 것은 그의 목소리였다. 아니, 정확히는 불평하는 말들이 사라졌다. "오늘 회사가 어땠어?"라고 물으면 예전에는 상사에 대한 불만, 동료에 대한 험담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괜찮았어"라고만 말했다. 짧게, 그러나 따뜻하게. 마치 그의 말에서도 불필요한 지방이 제거된 것처럼.

한 달이 지날 무렵, 그의 체중계는 15kg이 줄어든 숫자를 가리켰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사라졌음을 알았다. 그의 얼굴에서 항상 보이던 짜증의 주름이 사라졌다. 퇴근 후 소파에 푹 파묻혀 스마트폰만 보던 습관도 사라졌다. 대신 그는 공원을 산책하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손을 잡고 걸었다. 처음으로 봄의 냄새를 함께 맡았다.

"왜 갑자기 다이어트를 결심한 거야?" 어느 날 밤,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침대 옆 서랍을 열었다. 거기엔 의사의 진단서가 있었다. '심각한 고지혈증, 즉각적인 생활습관 개선 필요.' 그리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쓰인 말: '현 상태 지속 시 기대수명 5년 미만.'

"네가 날 오래 볼 수 있도록."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순간, 비로소 내가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깨달았다. 남편의 몸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였다.

오늘 아침, 남편의 다이어트는 6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그는 건강검진에서 정상 수치를 받아왔다. 우리는 작은 파티를 열었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그를 축하하기 위해 나는 제로 칼로리 케이크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는 그 케이크 대신,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 한 조각을 내 앞에 놓았다.

그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끔은 진짜를 맛봐야 해. 삶은 균형이니까."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의 다이어트로 우리 둘 사이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서로를 당연하게 여기던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