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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로맨스

남편의 로맨스: 시간이 멈춘 순간

한밤중에 그녀의 핸드폰에 도착한 메시지는 단 세 단어였다. "옥상으로 올라와." 발신자는 '남편'이었다. 결혼 15주년 기념일이었지만, 그는 아침에 평소처럼 출근했고, 그녀는 그가 또 잊었다고 생각했다.

소파에 파묻혀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던 그녀는 메시지를 읽고 의아했다. 남편은 로맨틱한 제스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퇴근 후에는 주로 TV 앞에 앉아 야구 중계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 그가 밤 11시에 옥상으로 부른다니.

그녀는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슬리퍼를 끌며 옥상으로 향했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동안 약간의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옥상 문을 열자 그녀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수백 개의 작은 촛불이 옥상 바닥에 별자리처럼 퍼져 있었다. 중앙에는 작은 테이블과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와인과 두 개의 잔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그가 서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정장 차림이었다.

"늦었어."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긴장된 듯했다. "15년 동안 당신이 원했던 로맨스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어. 오늘부터 시작하려고."

그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촛불 사이로 걸어가면서 그녀는 남편의 책상 서랍에서 본 로맨스 소설들이 떠올랐다. 처음엔 그가 다른 여자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인지 의심했었다. 하지만 그가 몰래 읽고 있던 것은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테이블에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15년 전 결혼식 날 그녀가 잃어버린 줄 알았던 웨딩링이 있었다. "찾았어요?" 그녀가 놀라서 물었다.

"잃어버린 적이 없었어." 그가 미소 지었다. "당신이 지쳐 보일 때마다 새로운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기 위해 보관해뒀던 거야."

그날 밤, 그들은 옥상에서 춤을 추고, 와인을 마시고, 15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남편의 눈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불꽃을 다시 보았다. 아니, 그것은 사라진 적이 없었다. 단지 일상의 테두리에 가려져 있었을 뿐.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침대 옆 테이블에서 작은 쪽지를 발견했다. "로맨스는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야. 우리의 매일이 로맨스야."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진정한 로맨스는 화려한 제스처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서로를 선택하는 결정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15년 동안 매일 그녀를 선택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