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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부모님

남편의 선택: 부모님과의 마지막 약속

유언장을 읽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내 남편은 창가에 서서 바깥을 응시한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의 등 뒤로 비치는 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늘여 거실 바닥에 드리웠다. 그림자는 마치 남편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그리고... 우리 사위에게 맡긴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졌다. "우리의 모든 재산과 회사를. 단, 우리 딸과 이혼하는 조건으로."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어머니의 손에서 찻잔이 미끄러져 카페트 위에 떨어졌다. 진한 홍차가 흰 카페트를 붉게 물들였다. 누구도 그것을 닦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남편은 천천히 몸을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열 번째 결혼기념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죽은 내 부모님이 남긴 이 잔인한 선택. 그것은 우리의 결혼생활이 시작된 순간부터 부모님이 계획했던 것이었다.

"이것은 우리 딸의 행복을 위한 마지막 시험입니다." 아버지의 유언장은 계속되었다. "그가 진정으로 우리 딸을 사랑한다면, 이 모든 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편은 천천히 유언장을 집어 들었다. 그의 손가락이 종이를 만지는 소리가 긴장감 속에서 유난히 크게 들렸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부모님의 회사 건물이 오후의 햇살에 반짝였다. 20년간 일구어 온 그 제국은 이제 남편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왜 그러셨을까?" 나는 속삭였다. "왜 우리를 이렇게 시험하시는 거죠?"

남편은 내 눈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날, 부모님의 소개로 만난 그 순간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항상 그를 경계했었다. '그는 네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거야'라고 끊임없이 말했던 부모님.

남편은 깊은 숨을 내쉬더니 유언장을 반으로 접었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내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당신 부모님은 마지막까지 나를 믿지 않으셨군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그분들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그리고 그는 유언장을 반으로 찢었다. 찢어진 종이 조각들이 바닥으로 천천히 떨어졌다. 카페트에 번진 홍차 위로 종이 조각들이 내려앉았다.

"선택할 것도 없어요," 그가 미소지었다. "당신이 내 전부니까."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이 남편의 얼굴을 비추었다. 내 부모님의 마지막 선물은 어쩌면 이것이었을지도 모른다 - 확신할 수 없었던 사랑에 대한 최종 확인.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종이 조각들은, 과거의 의심이 마침내 사랑으로 해소되는 순간의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