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여름: 미완성 수채화
아내가 죽은 후 첫 여름, 남편은 그녀의 정원 모자를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머리는 너무 컸고, 넓은 챙은 그의 눈을 가렸지만, 그는 그것을 벗지 않았다. 태양은 그의 얼굴을 내리쬐었고, 등 뒤로는 땀이 흘러내렸다.
정원은 무성했다. 은혜가 살아있을 때는 완벽했던 화단이 이제는 웃자란 잡초들 사이로 간신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은 무릎을 꿇고 더운 흙을 파헤쳤다. 손톱 밑으로 검은 흙이 파고들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이렇게 흙을 만진 것은 은혜의 관이 땅속으로 내려갈 때였다.
"괜찮아요, 여보." 은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토마토는 왼쪽, 바질은 오른쪽. 잊지 마세요."
그는 정원 호스를 돌렸다. 뜨거운 공기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마른 흙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물이 튀어 올라 그의 맨발을 적시자, 갑자기 기억이 그를 덮쳤다. 여름마다 은혜가 맨발로 정원을 거닐며 식물들 사이를 춤추듯 움직이던 모습. 저녁이면 발바닥을 씻어주던 그의 손길. 흙, 물, 그리고 웃음소리.
이웃집 에어컨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아스팔트 위에서 즉시 증발했다. 미세한 수증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시간은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남편은 은혜의 모종삽을 들고 작은 구멍을 팠다. 그녀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무언가를 심는 순간이었다. 그는 빨간 토마토 묘목을 조심스럽게 구멍에 내려놓았다. 흙을 덮자 식물이 살짝 떨리는 것 같았다. 공포일까, 아니면 기대일까? 새로운 흙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오후가 깊어지면서 그의 그림자가 길어졌다. 처마 밑에서는 제비들이 지저귀었다. 은혜는 항상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좋아했다. "그들은 여름이 왔다는 걸 알려주는 작은 시계야," 그녀는 말했었다.
정원 마지막 구석에서 남편은 풀을 뽑다가 은혜가 숨겨둔 작은 도자기 토끼를 발견했다. 그는 그것을 주웠다. 토끼의 귀 하나가 깨져 있었지만, 표정은 여전히 평화로웠다. 손가락으로 토끼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는 문득 깨달았다. 은혜는 그에게 정원을 맡겼지만, 사실 그가 가꾸고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남편은 일어섰다. 모자를 벗자 시원한 바람이 그의 땀에 젖은 이마를 스쳤다. 그는 정원을 둘러보았다. 아직 어설프고 미완성이었다. 하지만 시작이었다. 남편은 토끼 인형을 새로 심은 토마토 옆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밤이 찾아오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이제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