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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요리

남편의 요리: 맛의 기억

아내가 세상을 떠난 날부터 부엌은 낯선 별자리가 되었다. 칼과 도마, 냄비와 프라이팬이 어떤 별자리를 그리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처음 라면을 끓였을 때 물이 넘쳐 가스레인지를 적셨다. 계란 프라이를 뒤집다 바닥에 떨어뜨렸고, 김치찌개는 너무 짜서 먹을 수 없었다. 40년 동안 누군가 차려주는 밥을 먹었던 나에게 요리는 미지의 대륙이었다. 그래도 매일 아침 요리를 했다. 내 손끝에서 맛은 없어도 그녀의 향기가 나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

"당신, 소금 너무 많이 넣었어요." 밥상 앞에서 그녀가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끓인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 떠먹으며 눈을 감았다. 짜다. 하지만 계속 먹었다. 맛이 아니라 기억을 삼키는 것 같았다.

어느 날 그녀의 요리 노트를 발견했다. 그동안 내가 좋아한다며 내놓았던 모든 요리의 레시피가 담겨 있었다. 메모 사이사이에는 "남편이 이걸 먹으면 웃어요", "감기 걸렸을 때 해주면 좋아해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 입맛을 얼마나 연구했는지 그제야 알았다.

노트를 따라 요리하기 시작했다. "소금은 세 꼬집, 후추는 살짝만, 파는 마지막에 넣어야 향이 살아요." 그녀의 지시를 따르는 동안 부엌은 더 이상 낯선 우주가 아니었다.

한 달이 지났을 때, 나는 딸을 초대했다. 그녀는 내가 차린 밥상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엄마 요리 맛이 나요, 아빠."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내 요리야. 엄마 레시피로 만든 내 요리."

그날 밤, 꿈에서 아내를 만났다. 그녀는 밥상 건너편에 앉아 내가 만든 요리를 먹고 있었다. "이제 당신이 내 요리를 기억해주네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눈을 떴을 때, 베개가 눈물로 젖어 있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제 내게 요리는 사랑의 언어다. 매일 아침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 선다. 칼질을 하고, 야채를 씻고, 간을 맞추면서 그녀의 손길을 기억한다. 맛의 기억은 그렇게 내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다. 어쩌면 요리는 살아있는 사람만의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매일 밤 나는 혼자 먹는 식탁에 두 개의 그릇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