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자매들: 남편의 오해
남편이 내 자매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결혼 5년 차에 알게 된 비밀이었다. 그것도 우연히. 우리 집 다락방 청소 중 발견한 낡은 앨범 속에서 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본 순간, 내 심장은 멈추는 듯했다.
"왜 이걸 숨겼어?" 내가 물었을 때, 민석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창문으로 비치는 늦가을 햇살이 그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를 더 짙게 만들었다.
"그건... 너에게 상처 줄까 봐..."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하지만 진실은, 나는 항상 너였어. 언제나."
그날 밤, 내 동생 수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십 번의 신호음 끝에 잠긴 목소리로 받은 그녀의 첫마디는 "미안해"였다. 그 한마디에 내 가슴 속 뭔가가 무너져 내렸다. 수아의 흐느낌 너머로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그녀는 분명 우리가 어릴 적 함께 놀던 그 해변에 있었다.
"그건 단 한 번의 실수였어. 대학 축제 날, 둘 다 취했을 때..." 수아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 후론 정말 아무 것도 없었어. 그리고... 그가 널 만났을 때, 그의 눈에서 난 알았어. 네가 그의 운명이라는 걸."
며칠 뒤, 언니 지아도 찾아왔다. 집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그녀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손은 항상 그랬듯 따뜻했다.
"내가 그와 민석을 소개해준 사람이야," 지아가 말했다. "그는 항상 네 이야기만 했어. 널 만나기도 전에. 마치 운명처럼."
혼란스러웠다. 앨범 속 사진은 분명 민석과 내 자매, 그들이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내 자매'라고만 생각했다.
그날 밤, 민석은 오래된 일기장을 내게 건넸다. "이걸 읽어봐," 그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일기장을 펼치자 놀라운 진실이 펼쳐졌다. 민석이 처음 만난 건 내가 아닌 쌍둥이 자매였다. 그들은 잠시 데이트했지만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다. 그러다 어느 파티에서 나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난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사진 속 여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쌍둥이 자매라는 존재도, 내게는 없었다. 정신과 의사는 내가 자매들을 상상해냈다고 했다. 어린 시절 외로움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남편은 내 손을 잡고 속삭였다. "네가 만든 세계에 난 언제나 함께할게."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의 그림자는 벽에 하나로 겹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