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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회사

남편의 회사: 10년의 이중생활

그날 아침, 남편이 회사에 간 후 나는 그의 옷장에서 10년 동안 봐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명함을 발견했다. 정확히 말하면, 남편이 10년간 다니던 '대양전자'가 아닌 '혜성기업'이라는 생소한 회사 이름이 박혀 있었다. 이상했다. 내가 알던 그는 대양전자의 과장 김현우였다.

거실 창밖으로 봄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내 머릿속에서도 질문들이 쏟아졌다. 남편의 서랍을 뒤졌다. 처음에는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것은 이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대양전자 명함도 함께 있었다. 두 회사의 명함 모두 똑같은 이름, 똑같은 직책이었다.

"여보, 주말에 회사 동기들이랑 모임 있대. 같이 갈래?" 남편의 문자가 도착했다. 어느 회사의 동기들일까? 그동안 내가 만났던 회사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갑자기 지난 10년이 의심스러워졌다.

그날 저녁, 평소와 같이 남편이 귀가했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소파에 몸을 던졌다. 피곤해 보였다. 평소처럼 따뜻한 물을 건넸지만,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

"오늘 어땠어?" 항상 묻던 질문이었다.

"늘 그렇지 뭐. 회사는 회사지." 늘 그렇듯 모호한 대답이었다. 이제야 그 대답의 의미가 이해됐다.

다음 날, 대양전자로 향했다. 로비에서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남편 이름을 말했다. "김현우 과장님 맞죠? 곧 회의가 있으시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이상한 건 없었다. 혜성기업으로 향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날 밤, 남편에게 물었다. 정면으로.

"당신, 회사가 두 곳이야?"

남편의 얼굴에서 혈색이 사라졌다.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이었다.

"드디어 알아챘네. 10년 만에." 그는 이상하게 안도한 표정이었다.

"한 회사는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다른 회사는 오후 2시부터 저녁 6시까지. 두 회사 모두 내 능력이 필요했고, 나는 두 배의 급여가 필요했어. 우리 집, 우리 아이들 교육비... 모두 이 이중생활 덕분이야."

충격이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다음이었다.

"사실... 이번 주말에 두 회사 모두에서 임원 승진이 결정됐어. 이제 이중생활은 끝내려고 해."

창밖의 봄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우리 집 거실의 조명 아래, 남편의 얼굴은 지난 10년간의 피로와 안도감, 그리고 묘한 성취감으로 복잡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내가 과연 이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10년간의 결혼생활 속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비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