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의 간식: 맛과 꿈 사이의 계약
세 번째 공연이 끝났지만 몸은 아직 춤을 추고 있었다. 김은지는 대기실 거울 앞에 주저앉아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식어가는 아드레날린을 느꼈다. 데뷔 3개월 차, 신인 걸그룹 '뉴진스'의 막내로서 그녀의 일상은 연습과 공연, 그리고 끝없는 자기검열의 연속이었다.
"간식 타임!" 매니저 언니의 목소리가 대기실에 울려 퍼졌다. 멤버들의 눈이 반짝였다. 은지도 마찬가지였다. 엄격한 식단 관리 속에서 허락된 간식 시간은 그들에게 작은 천국과도 같았다. 그러나 은지의 손은 테이블 위에 놓인 젤리와 쿠키 앞에서 멈췄다. 오늘 아침 코디 언니가 던진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은지야, 조금만 더 빼면 카메라가 더 예쁘게 받아줄 텐데."
은지는 한 걸음 물러섰다. 멤버들이 웃으며 간식을 집어 들 때, 그녀는 물병을 집어들었다. 카메라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었다.
"안 먹어?" 리더 지민이 초콜릿 하나를 내밀었다. 포장지가 형광등 아래서 반짝였다. 은지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나 오늘 몸이 좀 무거워."
지민은 그녀를 잠시 응시하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모두가 은지의 완벽주의를 알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의 장점이자 약점이었다.
그날 밤, 숙소로 돌아온 은지는 거울 앞에 섰다.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공연 영상을 돌려보며 자신의 몸매를 관찰했다. 화면 속 은지는 완벽한 안무를 소화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오직 결점만 보였다. 허벅지가 이전보다 통통해 보였다. 뺨도 조금 더 부어 보였다.
냉장고에서 물 한 병을 꺼내 마시며 배고픔을 달랬다. 벽시계가 새벽 2시를 가리켰지만, 그녀는 다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 내 작은 운동실로 향했다.
런닝머신 위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달렸다. 달릴 때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댓글들이 스쳐 지나갔다. "뉴진스 막내 살찐 거 같은데?" "은지 전에 더 예뻤는데..."
다음 날 아침, 은지는 거실에서 소파에 쓰러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누군가 담요를 덮어 주었다. 테이블 위에는 쪽지와 함께 작은 도시락 상자가 놓여 있었다.
'밤에 운동하다 잠든 것 같아서 깨우지 않았어. 이건 내가 특별히 만든 간식이야. 균형 잡힌 식사가 완벽한 무대의 비결이란다. - 지민'
상자를 열자 단백질 바와 견과류, 그리고 작은 치즈 조각들이 예쁘게 담겨 있었다. 그 옆에는 은지가 좋아하는 다크 초콜릿 한 조각도 있었다.
은지는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무대에서 느꼈던 짜릿함, 팬들의 함성, 그리고 멤버들과 나눈 웃음을 떠올렸다. 뉴진스가 되기 위해 그녀가 포기한 것들과, 앞으로도 포기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은지는 천천히 초콜릿을 집어 들었다. 그것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가 자신과 맺은 새로운 계약이었다. 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지며, 은지는 처음으로 완벽함이 아닌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닌, 결의가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