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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날씨

뉴진스와 날씨: 기억의 온도

그날 밤 도시를 뒤덮은 비는 내 청춘의 마지막을 씻어내리는 것 같았다. 서른이 되는 날, 나는 열아홉 살 때 가장 좋아했던 뉴진스의 콘서트 티켓을 손에 쥐고 있었다.

"하입보이요? 그거 들으면서 자란 세대가 벌써 서른이라고요?" 티켓 부스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녀의 귀에 걸린 이어폰에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최신 아이돌의 노래가 새어 나왔다.

콘서트장으로 향하는 길,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 내리듯 비가 쏟아졌다. 십 년 전 첫 뉴진스 콘서트 날도 이렇게 비가 왔었다. 비를 맞으며 줄을 섰던 그날, 우산을 나눠 쓰자며 다가온 그녀를 처음 만났다. 우리는 같은 노래를 부르며 어깨를 맞댔고, 그해 겨울까지 함께했다.

콘서트장에 도착하자 기억보다 작아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은 대부분 나보다 열 살은 어려 보였다. 그들에게 뉴진스는 '레트로' 그 자체였다. 객석 맨 뒷줄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내 옆자리에 누군가 앉았다.

"이런 날씨에 혼자 오셨어요?"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돌아보니, 십 년 전 우산을 함께 쓴 그녀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는 여전히 빗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날씨 앱에서는 맑음이라고 했는데," 그녀가 웃었다. "앱이 틀린 건지, 아니면 우리가 항상 비를 부르는 건지."

무대에서는 재결합한 뉴진스가 데뷔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어깨가 내 어깨에 살짝 닿았다.

"헤어진 후에 날씨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됐어요," 그녀가 콘서트의 소음 속에서 내게 말했다. "매일 당신이 사는 지역의 날씨를 확인했거든요. 비가 오는 날이면 당신도 나처럼 우산 아래서 뉴진스를 듣고 있을까 상상했어요."

노래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랐을 때, 콘서트장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더 커졌다. 스마트폰을 꺼내 날씨 앱을 확인했다. 화면 상단에는 여전히 '맑음'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앱 로고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개발: 김미래'라고 쓰여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지난 십 년간, 비가 온다는 알림이 있을 때마다 나는 본능적으로 뉴진스의 노래를 찾아 들었다. 그녀는 날씨 알림을 통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콘서트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비는 그쳐 있었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떠 있었다.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이제 날씨 앱에 '맑음'이라고 표시할게요. 정말로 맑음이 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