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와 남친: 우리가 몰랐던 진실
조명이 꺼지자 5만 명의 함성이 천장을 뚫었다. 나는 무대 뒤에서 숨을 고르며 초침 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
"준비됐어?" 매니저가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나는 준비되지 않았다. 이 무대에 오르면 모든 것이 달라질 테니까.
스포트라이트가 나를 비추자 귓가에 꽉 찬 비명소리에 몸이 떨렸다. 뉴진스의 막내 멤버로서 내가 맡은 첫 솔로 무대. 내 이름을, 그리고 뉴진스를 더 빛내기 위해 오른 이 무대가 사실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시작점이 될 줄은 몰랐다.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휴대폰이 울렸다. 그의 문자였다. "오늘도 완벽했어, 내 별." 미소가 번졌다. 멤버들과 매니저들 사이에서 숨겨야 했던 우리의 비밀.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과 일반인 남친 사이의 연애라니. 발각되면 계약 위반, 팬들의 배신감, 그룹의 위기까지. 하지만 그와 함께할 때만 '뉴진스의 막내'가 아닌 '나'로 존재할 수 있었다.
그날 밤, 한 매체의 기자가 보낸 문자를 받았다. "내일 여러분의 관계를 보도할 예정입니다. 코멘트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문자와 함께 첨부된 사진은 분명 우리였다.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그에게 전화했다. "어떡하지? 모든 게 끝이야..." 그런데 그의 목소리는 이상하게 차분했다.
"괜찮아. 사실... 내가 기자에게 사진을 보냈어."
침묵이 내 영혼을 갉아먹었다. "무슨... 소리야?"
"미안해. 난 네 남자친구가 아니야. 난 그저... 이 스캔들로 돈을 벌려던 거야. 뉴진스의 막내와 비밀 연애라니, 황금같은 제목이잖아."
그 순간 이해했다. 그가 내게 보였던 진심,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게 해주었던 그 시간들은 모두 거짓이었다. 그는 내 남친이 아니라 내 약점을 공략한 또 다른 포식자였다.
하루 종일 울었다. 회사에서는 긴급 대책 회의가 열렸고, 멤버들은 충격에 빠졌다. 내 인생이, 뉴진스의 미래가 끝장날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다음 날, 예상과 달리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의 사과 문자가 왔다. "용서 못 할 짓이었어. 모든 증거를 지웠어. 네 진심이 내 욕심보다 더 컸어."
무대에 다시 오르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뉴진스 컴백 무대, 팬들의 함성이 여전히 귀를 울렸다. 하지만 이제 나는 달랐다. 무대 아래 첫 줄에서 미소 짓는 그를 봤다. 이번엔 팬으로서 온 그였다. 우리의 눈이 마주쳤을 때,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내가 진짜로 빛나는 곳은 사랑이 아닌 무대 위였으니까. 그리고 어떤 남친도 이 빛을 앗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