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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다이어트

뉴진스 다이어트: 완벽한 몸을 향한 위험한 집착

지하철 광고판에서 빛나는 뉴진스의 얼굴들이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의 완벽한 몸매가 담긴 포스터 앞에서 주머니 속 초콜릿 바를 꾹 쥐었다. 오늘도 실패한 다이어트. 28번째 시작과 28번째 좌절이었다.

"하니, 다니엘, 해린, 민지, 혜인... 그들은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리는 걸까?" 나는 중얼거렸다. 터치 한 번으로 뉴진스 'OMG' 안무 영상이 내 스마트폰을 가득 채웠다. 그들의 날렵한 몸짓, 당당한 눈빛, 자신감 넘치는 웃음이 나를 질투와 갈망으로 가득 채웠다.

다이어트 앱이 울렸다. "오늘의 목표: 물 2리터, 유산소 30분, 단백질 중심 식단." 내 일기장에는 빼곡히 적힌 숫자들. 체중, 칼로리, 운동 시간... 숫자로 정의되는 나의 가치. 뉴진스처럼 되기 위한 나만의 잔혹한 게임 규칙이었다.

친구들과의 약속도 취소했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 앞에서 흔들릴 내 의지가 두려웠다. 대신 텅 빈 원룸에서 뉴진스의 'Ditto'를 틀어놓고 점프 스쿼트를 반복했다. 거울 속 내 모습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웠다. 땀방울이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나도 할 수 있어. 반드시." 입술이 부르튼 채 다짐했다. 냉장고엔 샐러드와 닭가슴살, 서랍엔 다양한 다이어트 보조제들. 내가 마지막으로 빵을 먹은 지 몇 주가 지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어느 날, 세 끼니를 건너뛰고 무리한 운동을 하다 쓰러졌다. 병원 침대에 누워 수액을 맞으며 SNS를 확인했다. 뉴진스의 새 앨범 발매 소식,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변함없는 다이어트 루머들.

"어린 친구들도 얼마나 힘들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압박감, 끝없는 기대, 잔인한 평가들.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고통이 그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사실.

퇴원 후,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했다. "오늘 저녁 같이 먹을래?" 메시지를 보내고 플레이리스트를 열었다. 뉴진스의 노래를 삭제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안무를 따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음악 자체를 즐기기 위해 재생했다.

저녁 식사에서 오랜만에 피자 한 조각을 먹었다. 처음엔 죄책감이 밀려왔지만, 친구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 감정도 조금씩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광고판의 뉴진스 멤버들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그들의 눈빛이 다르게 보였다. 질투의 대상이 아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로.

다이어트 앱을 열어 삭제 버튼에 손가락을 올렸다. 망설임 끝에 앱은 그대로 두었지만, 목표를 수정했다. "건강하게 내 몸 사랑하기." 거울 앞에 서서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미소 지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나를 발견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