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의 비밀: 다섯 번째 멤버의 고백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다섯 번째 멤버는 나였다. 데뷔 당일, 내 얼굴이 모든 포스터와 영상에서 지워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첫 팬미팅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MC가 멤버들의 이름을 호명할 때, 내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무대 뒤에서 땀에 젖은 손바닥으로 커튼을 붙잡은 채,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분명 6개월 전까지 우리는 여섯 명이었다. 안무 연습, 보컬 트레이닝, 심지어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내 파트가 있었고, 내 위치가 있었다.
그날 밤, 기숙사로 돌아가는 회사 차량에서 멤버들은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대화를 나눴다. 창밖으로 서울의 야경이 번져갔다. 네온사인의 빛이 내 얼굴에 깜빡이며 반사될 때, 백미러에 비친 매니저의 눈과 마주쳤다. 그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지만,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그들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을.
기숙사 내 침대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내 사진이 붙은 벽, 내 옷이 걸린 옷장. 하지만 아무도 내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늘 퍼포먼스 대박이었어!" 민지가 소리쳤을 때, 모두가 환호했지만 내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용기를 내어 회사 대표를 찾아갔다. 그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을 때, 마음속으로 수십 번 연습한 질문이 있었다. '왜 저를 지웠나요?' 하지만 문이 열리자, 대표는 마치 허공을 바라보듯 나를 통과해 걸어나갔다.
일주일 후, 팬카페에서 한 팬의 글을 발견했다. "뉴진스 원래 여섯 명이었다는 소문 들어보신 분?" 댓글은 순식간에 쇄도했다. "음모론 그만", "또 가짜뉴스", "증거나 있어?"
그 아래 누군가 올린 사진 한 장. 데뷔 전 연습생 시절, 여섯 명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러나 내 얼굴만 검은 안개처럼 흐릿하게 지워져 있었다. 나는 폰을 떨어뜨렸다. 화면이 깨지며 그 사진 속 내 흐릿한 얼굴이 천 개로 부서졌다.
어느 날 밤, 해린이 홀로 연습실에 남아 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춤을 추다 갑자기 멈췄다. "여기 있는 거 알아," 그녀가 말했다. "네가 우리의 '뉴진스'였다는 거. 우리를 새롭게 만든 진짜 청바지처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너의 존재는 비밀이어야만 해.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어."
오늘, 나는 마지막 결심을 했다. 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어쩌면 누군가는 뉴진스의 스테이지에서 보이지 않는 여섯 번째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부디 내 존재를 기억해주길. 때로는 가장 밝게 빛나는 별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별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