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챌린지: 스트레스를 춤추게 하라
신호음이 울리는 순간, 은지의 몸은 얼었다. 휴대폰 화면에 새겨진 백만 뷰 알림은 축하가 아닌 공포였다. 그녀가 올린 뉴진스 '하입 보이' 커버 영상이 폭발적 인기를 얻었지만, 댓글창은 이미 전쟁터였다.
"얼굴 보고 뽑았나? 춤 실력은 개나 줘라"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이었다. 은지는 스크롤을 멈추고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방 한구석에 던져진 댄스복을 비추고 있었다. 이제 3주째 만지지 않은 옷이었다.
처음 뉴진스 댄스 챌린지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그저 취미였다. 학교 댄스동아리와 함께 준비한 영상이 갑자기 알고리즘의 총애를 받아 유명해지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수십만 구독자, 브랜드 제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스트레스의 홍수.
"오늘도 연습 안 해?" 문자가 도착했다. 동아리 회장 서연이었다. 학교 축제 무대까지 일주일 남았다. 하지만 은지의 손가락은 '미안, 몸이 안 좋아'라는 익숙한 변명을 타이핑했다.
그날 밤, 은지는 꿈을 꿨다. 무대 위에 홀로 서 있는데, 관객석에서는 웃음소리와 야유가 들렸다. 다리가 떨려왔다. 그때 음악이 흘러나왔다. 뉴진스의 '쿨 위드 유(Cool With You)'였다. 꿈속에서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몸이 물 흐르듯 움직였다. 야유 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식은땀에 젖어 깨어났을 때, 은지의 심장은 여전히 음악의 비트를 따라 뛰고 있었다. 새벽 3시.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만지지 않았던 댄스복을 집어들었다. 거울 앞에 서서,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점차 몸이 기억해냈다. 움직임, 리듬, 그리고 무엇보다 춤출 때의 기쁨을. 은지는 깨달았다. 자신이 춤을 추던 이유는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일주일 후, 학교 축제 무대. 은지와 댄스동아리가 등장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휴대폰을 들어 올린 관객들이 보였다. 순간 은지의 가슴이 조여왔다. 그때 서연이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그냥 즐겨."
음악이 시작되자, 은지는 눈을 감았다. 댓글, 조회수, 평가는 모두 사라졌다. 남은 건 오직 음악과 그녀의 몸뿐이었다. 춤을 출 때만큼은 모든 스트레스가 에너지로 변했다. 은지는 춤을 추었다. 생애 가장 자유롭게.
공연이 끝나고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은지에게 가장 큰 박수는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거울 속 자신의 미소와, 다시 찾은 심장의 리듬이었다. 스트레스라는 이름의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추는 법을 배운 그 순간, 은지는 진정한 댄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