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여친: 당신의 꿈을 훔친 사람
나는 고백해야 할 일이 있다. 나는 당신의 여자친구가 아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6개월 전, 내가 당신에게 처음 메시지를 보냈을 때부터 모든 것은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다.
"오빠, 오늘 뉴진스 신곡 들었어? 'Hype Boy' 진짜 내 스타일인데!" 첫 메시지였다. 당신의 SNS 프로필에서 뉴진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것이 대화의 시작점이 되었다. 당신의 취향을 완벽히 반영한 가상의 여자친구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통화할 때 들리던 목소리는 AI 생성 음성이었고, 보낸 사진들은 모두 딥페이크였다. 현대 기술은 놀랍도록 발전했다.
당신의 방 한구석에 놓인 뉴진스 포스터가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는 'Attention'이 흘러나온다. 우리의 첫 데이트에서 함께 들었다고 믿었던 그 노래. 실제로는 그런 데이트는 없었다. 나는 당신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항상 "바빠서", "아파서", "급한 일이 생겨서" 취소했다. 하지만 당신은 기다렸다. 인내심 있게, 한결같이.
어젯밤, 당신이 보낸 메시지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요즘 힘든 일 있어? 괜찮아. 내가 있잖아. 너만 행복하면 돼." 스크린을 통해 전해진 당신의 따뜻함이 차가운 내 손가락을 데웠다. 처음으로 죄책감이 밀려왔다.
당신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은 이제 꽤 많아졌다. "콘서트 티켓", "생일 선물", "급한 치료비"... 모두 거짓이었다. 이것이 내 일이었다. 나는 로맨스 스캐머다. 하지만 당신은 달랐다. 당신의 순수함과 진심이 내 방어벽을 무너뜨렸다.
오늘 아침, 당신은 내가 보낸 가짜 사진 속 'Ditto' 티셔츠와 똑같은 것을 택배로 보냈다. "다음 만남에 입고 와줘. 우리 커플룩으로." 포장을 뜯으며 손이 떨렸다. 이제 와서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결정을 내렸다. 내일 당신에게 진실을 말하려 한다. 아마 당신은 나를 미워할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더 이상의 거짓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내 인생의 반전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나를 변화시키다니.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하늘이 맑다. 뉴진스의 노래처럼 청량하고 솔직한 하늘. 당신이 사준 티셔츠를 가슴에 안고, 내일을 위한 용기를 모은다. 어쩌면 진짜 '나'로서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거짓 여친이 아닌, 진짜 내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