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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짝사랑

뉴진스와 짝사랑: 내가 아직 보내지 못한 플레이리스트

그녀의 에어팟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내 심장을 멈추게 했다. 뉴진스의 'Hype Boy'. 우리 사이에 놓인 투명한 벽이 갑자기 음악으로 채워졌다.

민지는 항상 내 옆자리였다. 고등학교 3년, 12개의 계절 동안.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을 알게 된 건 단지 우연이었다. 시험 기간,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책상 위에 놓인 플레이리스트 메모를 본 것뿐. 거기엔 뉴진스의 모든 곡이 빼곡했다.

"너도 뉴진스 좋아해?" 돌아온 그녀에게 용기 내어 물었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처음으로 우리 사이에 공통점이 생겼다. 아니, 사실은 가짜 공통점이었다. 나는 뉴진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그날 밤부터 나는 뉴진스의 모든 곡을 들었다. 'Attention'을 들으며 그녀가 내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고, 'Ditto'를 들으며 그녀도 같은 마음이길 바랐다. 'Cookie'의 달콤한 멜로디는 내 짝사랑의 맛을 닮았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처럼 그녀는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학교 가는 버스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심지어 꿈속에서도 뉴진스의 음악은 흘러나왔다. 그 음악들은 점점 나의 일부가 되어갔다. 가사의 의미를 탐구하고, 멤버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들의 안무를 따라하며 그녀와 나눌 대화를 상상했다.

"이번 신곡 들어봤어?" 어느 날 민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뉴진스 덕분에 우리는 가까워졌다. 함께 듣는 노래, 나누는 감상. 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내 마음을 말하지 못했다.

졸업식 날, 나는 용기를 냈다. 그녀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뉴진스의 모든 노래와 내가 좋아하게 된 다른 노래들로 가득 채웠다. 각 곡마다 그녀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짧은 코멘트로 남겼다. 마지막 곡 'OMG' 뒤에는 "너를 좋아해"라고 썼다.

그러나 플레이리스트를 건네는 순간,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나 다음 주에 미국 유학 가. 오빠랑 만나러." 오빠. 그녀의 남자친구. 내가 몰랐던 존재. 그 순간 'Attention'의 가사가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너의 관심을 원해, 너만의 attention'... 하지만 그녀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에 있었다.

결국 플레이리스트는 전하지 못했다. 대신 "잘 지내"라는 식상한 인사만 남겼다. 지금도 가끔 뉴진스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민지를 떠올린다. 내 첫사랑, 첫 뉴진스, 첫 짝사랑. 그리고 아직도 내 플레이어에는 보내지 못한 플레이리스트가 남아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보낼 수 있을까? 내 심장이 다시 'Hype Boy'의 비트처럼 뛸 그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