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화장품: 피부로 전해지는 진실
미리는 화장품 브랜드 '뉴진스'의 새 광고를 처음 본 순간, 손에 든 커피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화면 속 모델의 얼굴은 분명 자신의 것이었다.
"이건 말도 안 돼." 그녀는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확대했다. 자신이 한 번도 찍은 적 없는 광고에서 자신의 얼굴이 빛나고 있었다. 화면 속 '미리'는 뉴진스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광고 문구가 귓가에 맴돌았다. "당신의 진짜 피부를 깨우세요."
미리는 떨리는 손으로 뉴진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제 얼굴이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됐어요."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더 혼란스러웠다. "미리 님, 저희는 어떤 모델도 고용한 적이 없습니다. 뉴진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피부 변화만을 보여주는 앱입니다."
그날 밤, 미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화장품을 주문했다. 배송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흰색 상자를 열자 은은한 장미향이 퍼졌다. 크림은 차갑고 부드러웠다.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치 수천 개의 미세한 전류가 얼굴을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미리는 숨을 멈췄다. 피부가 마치 내면에서부터 빛나는 듯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책상 위에 놓인 화장품 상자에서 작은 종이 조각이 눈에 띄었다.
"뉴진스는 당신의 피부 세포와 결합해 DNA 정보를 수집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마케팅 데이터로 활용됩니다."
공포에 질린 미리는 얼굴을 씻어냈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의 스마트폰에는 새로운 알림이 도착해 있었다. "미리 님, 당신의 피부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업로드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광고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주일 후, 도시의 모든 전광판에는 다양한 얼굴을 한 사람들이 뉴진스 화장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미리는 그들의 눈빛에서 자신과 같은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모두 완벽한 피부를 가졌지만, 누구도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미리는 집으로 돌아와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피부는 그 어느 때보다 완벽했지만, 눈에서는 무언가가 사라져 있었다. 화장대 위에 놓인 뉴진스 크림에서 은은하게 빛이 났다. 그것은 마치 그녀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당신의 진짜 피부를 깨우세요. 그리고 당신의 진짜 자아를 잠재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