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회사: 당신의 기억에 맞는 청춘
그날, 회사 로비에 발을 들이는 순간 모든 게 달라졌다. '기억재현산업의 혁명'이라는 현수막 아래 '뉴진스(NewJeans)'라는 회사 로고가 형광등처럼 반짝였다. 맞춤형 청바지 회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오래된 청바지처럼 편안한 기억을 제공한다고 했다. 당신이 가장 그리워하는 시절로.
"김지수 님, 17세 버전의 당신을 만나러 오셨군요." 리셉션 직원이 정확히 내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 복도를 걸으며 소독약 냄새 아래 희미하게 풍기는 향수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그 브랜드였다.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이 나를 맞이했다. "뉴진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희는 당신의 뇌 속 기억을 완벽히 재현해 드립니다. 특히 슬픔이 없던 그때, 가능성이 무한했던 그때로요."
계약서에 서명하고 의자에 앉았다. 차가운 헤드셋이 관자놀이에 닿는 순간, 오래된 라디오를 돌리는 것처럼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갑자기 선명해졌다. 17살 교실의 분필 가루 냄새,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봄바람, 그리고 첫사랑의 웃음소리까지.
나는 다시 17살이 되었다. 인생의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던 그때로. 모든 것이 너무나 선명했다. 세포 하나하나가 그날의 기억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는 실패한 관계도, 놓친 기회도, 잃어버린 꿈도 없었다.
"시간이 다 됐습니다." 연구원의 목소리가 현실로 끌어당겼다. 헤드셋을 벗는 순간, 나는 울고 있었다.
귀갓길, '뉴진스'의 로고가 적힌 명함을 만지작거렸다. 뒷면에는 작은 글씨로 경고문이 쓰여 있었다. "주의: 과도한 과거 재방문은 현재 생활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3회 이상 사용 금지."
그날 밤, 나는 17살 나의 꿈을 적어보았다. 그리고 40살의 내가 아직 그 꿈들을 이룰 수 있는지 생각했다. 뉴진스 회사에서 경험한 것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잃어버린 가능성에 대한 통로였다. 망설임 끝에 명함을 서랍 깊숙이 넣었다. 내일은 현재의 청바지를 꺼내 입기로 했다. 헤진 부분은 있었지만, 그것이 내 모양새를 만든 세월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