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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게임

다이어트 게임: 이기고 싶다면 먼저 져야 한다

전 세계 최초의 다이어트 서바이벌 게임쇼에서 우승할 경우 50억의 상금이 걸려있었다. 나는 그 돈이 필요했고,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살을 빼야 할 이유가 생겼다.

"'잃을 체중 게임' 시즌 1의 마지막 참가자를 소개합니다. 현재 체중 127kg의 박지훈 씨!"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관중들의 환호성이 귓가를 때렸다. 조명은 나를 비추었고, 거대한 전광판에는 내 엉망진창 몸매가 고화질로 확대되어 있었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 게임의 규칙은 단순했다. 12주 동안 가장 많은 체중 감량 비율을 달성한 사람이 우승. 단, 매주 가장 적게 감량한 참가자는 탈락. 그리고 가장 잔인한 규칙: 탈락자는 그동안 감량한 체중만큼 다시 살을 찌워야 방송국을 나갈 수 있다.

"지훈 씨, 이 게임에 참가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MC의 질문에 나는 침을 삼켰다. 카메라는 정직했고, 내 거짓말은 모두가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수술비, 아버지의 빚, 그리고 내 학자금 대출까지. 파산 직전의 가정을 구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건강해지고 싶어서요."

첫 주는 지옥이었다. 매일 아침 5시 기상, 두 시간 운동, 단백질 쉐이크 한 잔이 전부인 아침식사. 하루 종일 제한된 칼로리 속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하며 살아남아야 했다. 밤에는 배고픔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나 첫 주 결과, 나는 7kg을 감량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놀랍습니다! 박지훈 씨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TV 앞의 수백만 시청자들이 환호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희망을 보았다. 그러나 게임의 진짜 무서움은 3주차부터 시작되었다. 제작진이 밤마다 참가자들의 방에 치킨, 피자, 햄버거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CCTV는 24시간 돌아갔고, 유혹에 넘어간 참가자들은 다음 날 공개 처형식으로 탈락했다.

4주차, 남은 참가자는 나를 포함해 세 명. 어느 날 밤,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다른 참가자 민영이 서 있었다.

"지훈 씨, 나랑 동맹 맺읍시다. 우리가 서로를 감시하면 둘 다 결승에 갈 수 있어요."

나는 동의했지만, 그것이 함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내 가방에서 초콜릿 포장지가 발견되었다. 민영이 몰래 넣어둔 것이었다.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영진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특별한 제안을 했다. 다른 참가자의 방에 음식을 몰래 숨겨 탈락시키면, 내 감량 수치에 보너스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게임은 체중 감량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인간의 욕망과 절박함을 시험하는 잔인한 사회 실험이었다. 물론 나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적어도 처음에는.

마지막 주, 결승전. 나와 민영이 남았다. 우리 둘 다 30kg 이상을 감량했고, 몸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눈 아래 다크서클, 항상 추위에 떨고, 머리카락은 빠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눈에는 오직 그 상금뿐이었다.

최종 계체 전날 밤, 민영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손에는 물 한 병이 들려 있었다.

"미안해요, 지훈 씨. 하지만 난 이 돈이 필요해요." 그녀의 물에는 이뇨제가 섞여 있었다.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는 그 물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카메라가 우리를 향했다. 그것이 마지막 함정이었다. 제작진은 우리의 인성을 시험하고 있었고, 민영은 실패했다.

다음 날, 나는 혼자 무대에 섰다. 50억의 수표를 들고 있었지만, 몸은 망가져 있었고 영혼은 이미 팔아버린 지 오래였다. MC가 물었다. "다이어트 게임에서 승리한 비결이 뭔가요?"

나는 카메라를 똑바로 보며 대답했다. "진정한 승리란, 게임의 일부가 되기를 거부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마음껏 먹었다. 모든 것이 끝났으니까. 아니, 어쩌면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세상은 내일 아침 '잃을 체중 게임' 시즌 2의 참가자 모집 광고를 보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