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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고민

다이어트 고민: 거울 속 낯선 자아

거울 속 여자가 나를 비웃었다. 분명 내 모습인데, 왜 그렇게 낯설었는지 모르겠다. 살이 빠진 내 얼굴은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희미했다. 다이어트 시작한 지 정확히 100일째, 15킬로그램이 사라진 자리에는 승리감보다 이상한 상실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축하해요, 정말 대단해요!" 친구들은 입을 모아 칭찬했지만, 나는 그저 미소로 답할 뿐이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살이 빠질수록 내 정체성도 함께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뚱뚱했던 나는 유머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고, 따뜻한 품성으로 믿음직한 친구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마른 몸에 맞는 새 옷을 입었지만, 영혼은 아직 큰 옷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어젯밤, 학창 시절 동창회에서 원장이 된 초등학교 동창은 내 변화를 보고 놀라워했다. "야, 정말 다른 사람 같다. 그런데 예전에 네가 더 밝았던 것 같은데?" 그 말이 가슴을 찔렀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음식만 제한한 게 아니었다. 웃음도, 즐거움도 함께 줄였던 것이다.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검은 레깅스와 티셔츠는 이제 몸에 딱 맞았다. 손으로 허벅지를 쓸어내리며 느껴지는 단단함. 이건 분명 내가 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승리의 기쁨 대신 고민이 가득한 걸까?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어 달걀 두 개를 꺼내 프라이팬에 깼다. 단백질 중심 식단,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커피 향이 부엌을 채우는 동안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졌다. 문득 깨달았다. 다이어트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여정이 아니라, 자신을 재정의하는 과정이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다이어트 어플에서 온 알림이었다. "목표 달성까지 -1kg! 오늘도 화이팅!" 메시지를 읽으며 히스테릭하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모순이었다.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는 숫자에 목숨을 걸었는데, 이제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식탁에 앉아 달걀을 천천히 먹으며 생각했다. 예전의 내가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변화했을 뿐. 살을 뺀 것처럼, 이제는 필요 없는 생각들도 정리할 때가 됐다. 몸이 가벼워진 만큼, 마음도 가벼워져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거울 앞에 섰다. 이번에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다. "안녕, 새로운 나. 그리고 안녕, 예전의 나." 두 자아가 공존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거울 속 여자가 미소 지었다. 그제야 나도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다이어트의 끝은 숫자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