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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남사친

다이어트와 남사친: 변하는 몸, 변하는 마음

"이 세상에 다이어트보다 어려운 것은 남사친을 좋아하게 된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그 진리를 되새기며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숨을 몰아쉰다.

시작된 건 3개월 전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지기 남사친 도윤이가 문자를 보냈다. "지연아, 다음 달에 결혼한대. 청첩장 보낼 테니 주소 알려줘." 나는 화면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다음날부터 나는 미친 듯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은 샐러드, 저녁은 닭가슴살과 두부로 바꿨다. 러닝머신 위에서는 도윤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계를 넘어섰다.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뺨의 살이 빠지고, 허리가 잘록해지고, 다리가 가늘어졌다. 거울 속 나는 점점 달라졌다.

결혼식 2주 전, 도윤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만나자. 너무 궁금하다." 카페에서 만난 그의 눈이 커졌다. "와, 너 완전 다른 사람 같아. 무슨 일 있었어?"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냥 건강해지고 싶어서." 그는 계속 나를 쳐다봤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사실... 결혼 취소됐어."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서로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날 밤, 우리는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오르자 그가 말했다. "너 정말 예뻐졌어. 아니, 원래부터 예뻤는데 내가 바보였나 봐."

다음 날 아침, 나는 헬스장에 갔다. 더 이상 다이어트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는데.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며 생각했다. 도윤이의 마음이 진짜일까? 그가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진 건, 내가 예뻐져서일까? 아니면 내가 그를 위해 변화했다는 사실 때문일까?

핸드폰이 울렸다. 도윤이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할 말이 있어." 문자를 보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변한 건 외모만이 아니었다. 10년 동안 그의 곁에서 '그냥 친구'로 있었던 나는 이제 없다. 다이어트로 살을 뺀 것처럼, 나는 '남사친'이라는 굴레도 벗어던졌다.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거울을 바라봤다. 땀에 젖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문자에 답을 보냈다. "미안, 오늘은 약속이 있어. 그리고 도윤아,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자." 핸드폰을 가방에 넣으며 생각했다. 때로는 다이어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다.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는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