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로맨스: 살은 빼고 사랑은 채우다
"사랑은 15킬로그램의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지난 일 년간 얻은 체중이자, 현재 빼야 하는 무게였다. 헬스장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이 '작전명: 다이어트'의 첫날이었다.
트레이너는 내 몸 상태를 분석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8주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죠." 그의 이름은 강민우. 날카로운 턱선과 완벽한 비율의 몸매를 가진 사람이었다. 내게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존재였다. 그가 내 체지방률을 확인하는 동안, 나는 그의 손가락이 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이상한 전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정은아 씨, 다이어트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방향을 제시하는 것뿐이죠."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이 완벽한 사람이 내 고통을 어떻게 알겠어'라고 생각했다.
매일 아침 공복 유산소, 저녁 웨이트 트레이닝의 지옥 같은 일상이 시작됐다.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고통, 근육통에 시달리는 밤들. 그리고 민우의 가끔 엄격하고 때로는 따뜻한 지도가 이어졌다.
4주차에 체중계는 7킬로그램의 감량을 알렸다. 민우는 내 변화를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며 미소 지었다. "자, 이제 절반이에요. 포기하고 싶을 때가 진짜 성장하는 순간이죠." 그날 처음으로 그의 미소가 직업적인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6주차, 그는 내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사실 나도 예전에는 108킬로그램이었어요." 믿기지 않는 고백이었다. 그는 휴대폰에서 옛 사진을 보여주었다. 거기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살집이 많은 청년이 불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 다이어트는 자존감을 찾는 여정이었어요. 정은아 씨의 여정도 마찬가지겠죠?"
7주차에 우리는 우연히 마트에서 마주쳤다. 그의 장바구니에는 의외로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내 시선을 느낀 그가 웃으며 말했다. "다이어트가 인생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건 아니잖아요. 균형이 중요한 거죠."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훈련 외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커피 한 잔, 그리고 그가 추천한 설탕 없는 티라미수 한 조각.
프로그램 마지막 날, 나는 총 13킬로그램을 감량했다. 거울 속 나는 달라져 있었다. 단순히 몸이 아니라, 눈빛이 달라졌다. 민우는 내 최종 측정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프로그램 종료를 알렸다. 그리고 망설이다 말했다. "이제 트레이너와 회원의 관계는 끝났네요. 혹시... 이번 주말에 시간 있으세요?"
다이어트는 끝났지만, 로맨스는 이제 시작이었다. 내가 잃은 것은 지방이었고, 얻은 것은 자신감,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랑이었다. 민우의 말처럼, 인생은 균형이었다. 살은 빼고, 마음은 채우는 그런 균형. 결국 다이어트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었고, 그 끝에서 나는 사랑도 함께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