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사진: 삭제된 행복
스마트폰 갤러리 맨 아래, '다이어트 전' 폴더는 내 인생의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삭제 버튼에 손가락이 머물다 다시 물러난다. 3년 전 찍은 내 모습, 내가 아닌 것 같은 그 얼굴이 웃고 있다.
살을 빼기 시작한 건 그 사진 때문이었다. 대학 동창회에서 찍힌 단체 사진을 SNS에서 발견했을 때, 나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게 나야?" 넓게 퍼진 얼굴, 팔뚝의 살들, 몸을 감싸고 있는 검은 옷이 마치 나를 숨기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결심했다. 나는 내 몸을 바꿀 것이다.
다이어트의 시작은 사진 한 장이었다. 매일 아침, 같은 자세로 전신 사진을 찍어 기록했다. 차가운 바닥에 발을 디디며 거울 앞에 서는 의식은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처음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길 바랐지만,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은 여전히 어제와 같았다.
살은 느리게, 하지만 확실히 빠졌다. 열 달 만에 23kg을 감량했다. 사람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것이 나를 기쁘게 했다. 처음으로 내 몸이 내 것이라는 소유감을 느꼈다. 그러나 거울 앞에 서는 아침 의식은 계속됐다. 사진을 찍고, 살펴보고, 부족함을 발견하기를 반복했다.
친구들은 축하해줬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이제 그만 빼도 돼"라는 말들이 귓가를 맴돌았지만, 사진 속 예전의 내 모습이 다시 돌아올까 두려웠다. 다이어트는 더 이상 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강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보내준 어린 시절 사진첩을 뒤적이다 멈췄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달리는 내 모습, 생일 케이크 앞에서 행복하게 웃는 내 얼굴,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까르르 웃는 내 모습. 그 사진들 속에서 나는 내 몸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저 순간을 살았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체중만이 아니었다. 음식을 즐기는 기쁨, 자유로운 웃음, 사진 속에 담긴 순간의 행복까지.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로 나는 삶을 즐기는 방법을 잊고 있었다.
오늘, 나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체중계에 올라서지 않았다. 대신 친구들과 오랜만에 저녁 식사를 했고, 디저트도 주문했다. 그리고 셀카를 찍자는 제안에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스마트폰 갤러리에 새 폴더를 만들었다. 이름은 '지금의 나'. 그리고 마침내 '다이어트 전' 폴더를 열어 모든 사진을 들여다봤다. 그 속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내가 버려야 할 과거의 모습이 아니라, 단지 인생의 다른 순간을 살았던 나였다. 삭제 버튼에서 손가락을 떼고, 대신 '추억' 폴더로 옮겼다. 어쩌면 행복은 완벽한 사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담아내는 용기에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