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비밀: 여사친이 알려준 것
내 눈앞에서 영희가 베이컨을 입에 넣는 순간, 나는 그녀를 증오했다. 물론 단 1초도 견디지 못하고 닭 가슴살 샐러드로 시선을 돌리며 내 입안에 맴도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나의 삶은 이미 30일째 단백질과 채소로만 이루어진 지옥의 다이어트 중이었다.
"정현아, 그거 먹으면서 그렇게 원망스러운 표정 지을 거면 그냥 먹고 싶은 거 먹어. 다이어트가 뭐가 중요해?" 영희가 베이컨을 또 하나 집어들며 말했다. 그 기름진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넌 몰라. 다음 달 동창회에서 최소한 이수진 앞에서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내 말에 영희는 눈을 크게 뜨더니 픽 웃었다.
"아직도 그 남자 때문에? 너 정말 5년이나 지났는데..." 그녀의 말은 가시처럼 내 가슴을 찔렀다. 이수진이 내 고백을 거절하고 다른 여자와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된 나의 '더 나은 사람 되기' 프로젝트. 그 중심에는 항상 다이어트가 있었다.
"내가 그 때 조금만 더 날씬했더라면..." 내 중얼거림에 영희는 베이컨을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정현아, 너 진짜 이상한 거 알아? 이수진이 널 거절한 이유가 네 몸매 때문이라는 근거가 뭔데? 그냥 니가 상상한 거잖아."
그 말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솔직히, 이수진은 내가 왜 마음에 들지 않는지 구체적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 '친구로만 보인다'는 흔한 말뿐. 그런데 왜 나는 5년 동안 내 몸을 학대하고 있었을까?
"있잖아, 이거 비밀인데..." 영희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 "이수진 요즘 망했대. 사업 실패하고 부모님한테 돈 빌려서 살고 있다더라."
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내가 5년간 우상화했던 남자의 실패 소식이 왜 이렇게 묘한 감정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더 웃긴 건," 영희가 계속했다. "걔가 당시에 널 거절한 진짜 이유가 네가 너무 똑똑해서 위축됐다는 거야. 자기보다 훨씬 똑똑한 여자는 감당 못할 것 같았대."
순간 내 앞의 닭 가슴살이 더욱 초라해 보였다. 5년간의 다이어트, 자기 학대, 그 모든 노력이 잘못된 전제 위에 세워진 성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희는 말없이 자신의 접시에서 베이컨 한 조각을 집어 내 샐러드 위에 올려놓았다. 그 기름진 향기가 나를 유혹했다.
"가끔은 먹고 싶은 거 먹는 게 더 현명한 다이어트야." 영희의 말에 나는 조심스럽게 베이컨을 입에 넣었다. 짭조름하고 바삭한 맛이 내 입안에서 터졌다. 5년 만에 처음 맛보는 베이컨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딱딱한 닭 가슴살만 먹지 않는다. 때로는 베이컨도 먹고, 때로는 초콜릿도 먹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체중계의 숫자는 오히려 줄어들기 시작했다. 가끔은 여사친의 진심 어린 조언이 어떤 다이어트보다 더 효과적인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