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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짝사랑

다이어트와 짝사랑: 줄어드는 몸, 커지는 마음

첫눈에 반했다는 말이 거짓말 같다고 생각했지만, 정확히 그날 아침 8시 42분,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나는 진실을 마주했다.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은 땀에 젖은 티셔츠 아래로도 완벽한 비율이 드러났고, 나는 숨이 턱 막혔다. 내 심장박동수가 러닝머신 모니터보다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그때 결심했다. 내 인생의 첫 진지한 두 가지 프로젝트 - 다이어트와 짝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살을 빼기로 한 이유가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저 그가 내 다이어트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을 뿐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속였다. 샐러드를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풀 냄새는 점점 익숙해졌고, 단백질 쉐이크의 묽은 텍스처도 견딜 만했다. 매일 아침 체중계 위에서 줄어드는 숫자를 확인하는 일은 중독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간은 내게 산소와 같았다.

두 달이 지났을 무렵, 나는 8kg을 감량했고, 그의 이름이 '민준'이라는 것과, 매주 월수금 아침에 헬스장에 온다는 사실, 그리고 PT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가 변호사라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지만, 우리 사이에는 분명 눈인사가 오갔다. 적어도 내 망상 속에서는.

어느 금요일, 평소보다 일찍 헬스장에 도착했을 때 민준이 누군가와 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미소가 환하게 빛났고, 그 미소의 대상은 내가 아니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얼굴의 여자였다. 그들이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며 내 심장은 다이어트로 인해 작아진 옷처럼 쪼그라들었다.

"저기... 혹시 다음 주에 결혼하시는 건가요?"

내 뒤에서 들려온 PT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네, 드디어 합니다. 5년 만에요." 민준의 목소리였다. "살 좀 빼서 웨딩사진 잘 나오게 하려고 3개월째 고생 중이에요."

그날 저녁,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그 안의 샐러드와 단백질 쉐이크를 바라보며 웃음이 나왔다. 배달음식 어플을 열어 피자를 주문했다. 도착한 피자 한 조각을 베란다에서 베어 물며 생각했다. 짝사랑은 무너졌지만, 다이어트로 변한 내 몸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슬픔은 한 조각의 피자로 달랠 수 있었지만, 내가 얻은 자신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이번에는 나 자신을 바라보았다. 백일몽처럼 시작된 다이어트는 어느새 나를 위한 여정이 되어 있었다. 뒤에서 누군가 러닝머신에 올라타는 소리가 들렸다. 거울에 비친 낯선 남자의 시선과 마주쳤을 때, 숨이 턱 막혔다. 내 심장박동수가 러닝머신 모니터보다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