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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초콜렛

다이어트의 유혹: 초콜렛 범인론

냉장고를 닫는 소리가 한밤중의 정적을 찢었다. 열한 번째였다. 미진은 자정이 넘은 시각, 부엌 타일 바닥에 맨발로 서서 또다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었다. 냉장고 안쪽 문에 붙어있는 노란 포스트잇이 형광등 불빛 아래 너무나 선명했다. '다이어트 D-30, 너는 할 수 있어!'

미진의 손에는 어둠 속에서도 윤기가 도는 까만 초콜릿 한 조각이 있었다. 아버지가 출장 다녀오면서 사온 벨기에 수제 초콜릿. 그녀의 28일간의 완벽한 식단 관리를 유혹하는 악마였다. 한 조각만, 딱 한 조각만 먹자고 자신을 설득한 지 벌써 세 조각째였다.

초콜릿이 혀 위에서 녹아내리는 순간, 그녀의 미각은 폭발했다. 쌉싸름한 카카오의 진한 향과 부드러운 달콤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땅콩의 고소함과 살짝 첨가된 바다 소금의 짭조름함이 섞여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미진은 마음속으로 다이어트 카운터를 다시 30일로 리셋했다.

"다이어트와 초콜릿은 평행우주처럼 공존할 수 없는 거야," 미진은 중얼거렸다. 그러나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초콜릿의 감촉은 그 모든 자책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다음 조각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때였다. 냉장고 문 앞에 붙어있던 체중 그래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미진은 그래프를 집어 들었다. 한 달간의 노력이 꺾여진 선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체중이 주기적으로 요동치는 날짜가 있었다. 그녀는 달력을 꺼내 대조해보았다.

그리고 놀라운 패턴을 발견했다.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 날은 언제나 달콤한 것, 특히 초콜릿을 먹은 다음 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식단 일기를 급히 펼쳤다. 지난 한 달간 총 다섯 번, 자제력이 무너져 초콜릿을 먹었던 날이 있었고, 그 다음 날은 항상 체중이 줄어있었다.

미진은 어리둥절했다.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다크 초콜릿 대사 촉진', '카카오 지방 연소 효과'. 수많은 연구 결과가 화면에 나타났다. 적정량의 다크 초콜릿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주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미진은 현관으로 달려가 신발을 신었다. 24시간 편의점으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완벽한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범인으로 여겼던 초콜릿이, 사실은 그녀의 가장 큰 조력자였다는 아이러니한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초콜릿 코너 앞에 선 미진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제 다이어트와 초콜릿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스트잇을 꺼내 새로운 문구를 적었다. '다이어트 D-29, 적은 양의 초콜릿과 함께라면 할 수 있어!' 가끔은 우리가 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가장 강력한 아군일 수 있다는 것을, 미진은 이제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