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취업: 15kg의 무게 차이
면접장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는 순간, 내 몸은 15kg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지현님, 들어오세요." 차가운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서류에 붙어있던 과거의 내 사진과 현재의 모습 사이의 괴리감이 나를 덮쳤다.
6개월 전, 나는 열두 번째 불합격 통지를 받은 날 밤 치킨과 맥주를 들이키며 결심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내 이력서에는 좋은 학점과 영어 점수가 빼곡했지만, 매번 면접에서 떨어졌다. 마지막 면접관의 눈빛이 내 체형을 훑던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그날부터 다이어트와 취업 준비는 내 인생의 동의어가 되었다.
아침 6시, 알람 소리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200미터도 숨이 턱에 찼지만,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5km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땀방울이 이마에서 떨어질 때마다 취업 실패의 기억도 함께 흘러내렸다. 달리면서 면접 질문을 떠올렸고, 하루에 세 번 식사를 하면서 영어 단어를 외웠다. 밤에는 헬스장에서 웨이트를 들며 자기소개서를 머리 속으로 정리했다.
컵라면을 먹고 싶은 밤, 친구들의 회식 자리에서 빠져나올 때, 아침잠을 포기할 때마다 나는 면접관의 차가운 눈빛을 떠올렸다. 83kg에서 시작한 몸무게계의 숫자는 마치 취업 확률을 나타내는 것처럼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감소했다.
"다이어트의 본질은 인내와 자기 조절이죠." 코치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마치 취업 준비와 같아요.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15kg이 빠지는 동안 나는 취업 면접에서 필요한 것이 단순히 외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자신감이었다. 체중계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나의 시선은 당당해졌고, 말투는 확신에 차게 변했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면접에서의 태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오늘, 열세 번째 면접장. 문이 열리고 세 명의 면접관이 나를 바라보았다. 예전의 나라면 바닥만 응시했을 순간이지만, 68kg의 나는 그들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답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김지현입니다." 면접관의 눈이 커졌다. 6개월간의 변화를 담은 나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이어트가 가르쳐준 인내와 자기 관리, 목표 설정과 성취의 경험들이 내 말 속에 녹아들었다.
그날 저녁,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나는 알았다. 내가 잃은 것은 15kg의 지방이 아니라, 스스로를 제한하던 한계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