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와 화장품: 피부 아래의 진실
거울 속 얼굴에 바르는 마지막 컨실러가 내 어두운 비밀을 덮어주길 바랐다. 다이어트 31일 차, 몸무게는 7kg 줄었지만 얼굴에 생긴 주름과 탄력 없는 피부는 축복이라기보다 저주에 가까웠다.
"이제 어떤 화장품으로도 이 얼굴을 숨길 수 없을 것 같아." 화장대 위에 늘어선 값비싼 화장품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살을 빼면 빼기 위해 샀던 제품들의 수는 늘어갔다. 파운데이션, 컨실러, 하이라이터... 모두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생긴 얼굴의 함몰과 그림자를 가리기 위한 도구들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 속 나는 완벽했다. #다이어트성공 #민낯같은화장 해시태그와 함께 수백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아무도 내가 매일 아침 얼굴에 여섯 가지 제품을 바른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들이 본 것은 화장품으로 만들어진 가면 뒤의 '성공한 나'였다.
그날 오후, 뷰티 브랜드로부터 협찬 제안이 왔다. "당신의 다이어트 여정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저희 브랜드와 잘 어울립니다." 이메일을 읽으며 쓴웃음이 나왔다. 자연스러움이라고? 내 화장대 서랍은 이미 '자연스러움'을 위한 인공적인 제품들로 넘쳐났다.
거울 앞에 다시 섰다. 조명 아래 티 나는 광대뼈와 움푹 팬 볼. 화장을 지운 얼굴은 마치 낯선 사람 같았다. 엄지로 볼을 누르자 피부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왔다. 탄력을 잃은 증거였다.
결심했다. 모든 팔로워에게 진실을 보여주기로. 카메라를 켜고 화장을 지우는 과정을 담았다. 레이어가 벗겨질 때마다 달라지는 내 얼굴. 마지막 클렌징 오일이 내 가면을 완전히 지웠을 때,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것이 다이어트의 숨겨진 얼굴입니다. 그리고 이 흔적들을 가리기 위해 제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들이죠."
영상을 올리고 폰을 내려놓았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알람이 울렸다. 메시지와 댓글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떨리는 손으로 첫 댓글을 열었다.
"나만 이런 줄 알았어. 드디어 누군가가 말해주었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번엔 아무 화장품도 그 눈물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것이 완벽하게 괜찮다고 느꼈다. 때로는 진실이 가장 강력한 화장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