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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드라마: 마지막 오디션

"당신은 지금 자신의 인생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면접관의 말이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형광등 불빛 아래, 내 이력서는 그저 얇디얇은 종이 한 장에 불과했다.

열아홉 번째 면접이었다. 숫자를 세는 것조차 지겨웠지만, 엄마의 통장 잔고는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취업 준비를 시작한 지 1년 하고도 3개월,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았다.

"김지현 씨, 당신이 이 회사에 왜 필요한지 보여주세요. 지금부터는 대본 없는 오디션입니다."

면접관의 눈빛이 차가웠다. 테이블 위에는 내 인생의 모든 스펙이 기록된 서류가 놓여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이미 내게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그저 취업 면접이 아니라 내 인생의 드라마였다.

"제가 이 회사에 필요한 이유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준비한 대답이 목구멍에서 사라졌다. 대신 고개를 들어 면접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모르겠습니다."

회의실이 얼어붙었다. 면접관의 눈썹이 올라갔다.

"하지만 제가 이 회사를 원하는 이유는 압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합니다. 완벽한 배우를 찾으시나요? 아니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시나요?"

내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심장은 오랜만에 뜨겁게 뛰고 있었다. 완벽한 대사를 위해 수십 번 연습한 가짜 자신감 대신, 내 안의 진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 18번의 면접에서 저는 항상 남들이 원하는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열아홉 번째 오디션에서는 그냥 저 자신이 되기로 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성장하는 캐릭터로요."

면접관의 표정이 변했다. 그는 내 이력서를 다시 한번 바라보더니 펜을 들었다.

"김지현 씨, 우리 회사는 스크립트를 그대로 읽는 사람보다 자신만의 대본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후,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제목은 간단했다. '합격 통보: 당신의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내 인생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순간, 문득 깨달았다. 취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오디션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주인공인 드라마의 대본을 직접 써나갈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