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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다이어트

맛집 다이어트: 금지된 한 끼의 기억

영수증으로 도착한 그녀의 배신은 뜨겁고 매콤했다. 한여름 햇빛이 내리쬐는 아파트 현관, 우편함에서 발견한 신용카드 고지서와, 그녀가 내 카드로 결제한 '빵집 옥동자' 영수증 사이에서 나는 얼어붙었다. 135일간의 다이어트 중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던 탄수화물, 그리고 그것을 옹호했던 내 아내의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당신이 먹지 말라는 것만 더 먹고 싶어지는 거야.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나는 그 맛집의 문을 열었다. 진한 버터향이 온몸을 감싸안는 순간, 장장 4개월간의 의지가 먼지처럼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파스텔 톤 인테리어와 과일이 풍성하게 올려진 타르트 진열장, 그리고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 누군가의 다이어트 계획 따위는 이곳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얀 앞치마를 두른 여자의 미소가 친절했다. 곁눈질로 본 빵 진열대의 가격표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내 아내가 주 3회씩 이 메뉴를 즐겼다는 신용카드 명세서가 떠올랐다.

"저... 흑미 깜빠뉴 하나 주시겠어요?"

손에 든 빵은 뜨거웠다. 이상했다. 내가 만들었던 모든 식단표, 체중 기록지, 인바디 검사 결과가 머릿속을 스쳐갔다. 수많은 땀방울과 달리기 기록, 참아냈던 유혹들. 나는 여기서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아내의 일상을 이해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저 다른 이들처럼 행복하게 먹고 싶었던 걸까?

입안에 빵을 넣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시간은 멈추었고, 오로지 산뜻한 발효향과 씹히는 식감만이 존재했다. 점차 혀에 퍼지는 견과류의 고소함과 달콤한 여운. 인간이 이런 맛을 포기할 수 있을까? 그토록 아내를 비난했던 내 독선이 부끄러워졌다.

손에 든 빵을 마저 먹지 못한 채 가게를 나섰다.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아내였다.

"오늘 뭐 먹을래? 닭가슴살 샐러드 만들어놨어."

나는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가족 맛집 데이트 어때? 우리 둘 다 열심히 살았으니까. 그리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입가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닦으며, 난생처음으로 다이어트 중 맛집의 의미를 깨달았다. 때로는 금지된 맛의 기억이, 앞으로의 여정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