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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직장

맛집 직장: 당신의 혀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오늘 평가하실 음식은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시작하시죠." 까만 안대를 쓴 채 내 코끝을 스치는 향이 참을 수 없이 달콤했다. 내 직업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맛집 평가사다. 이 직장의 룰은 단 하나, 먹고 평가하라. 다만 평가가 끝난 후에는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포크를 들어 천천히 음식을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질감이 혀끝에 닿는 순간 무언가 익숙한 기시감이 밀려왔다. 고소함과 감칠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고, 적당한 염도와 함께 이 요리는 꽤 훌륭했다. 하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이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렸습니다. 다만 마무리가 다소 급하게 된 느낌입니다. 소스의 농도가 일관적이지 않고, 가장자리 부분은 약간 과하게 익었군요."

부장님의 날카로운 시선이 내게 꽂혔다. 여섯 번째 감각인지 안대를 했는데도 그의 불만이 느껴졌다. "김 대리, 자네 오늘도 정확하군."

3년째 '미식 품질관리부'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매일 블라인드 테스트를 받았다. 회사에서 출시할 새로운 제품, 경쟁업체의 신제품, 그리고 가끔... 직원들의 요리까지. 내 혀는 회사의 자산이었고, 나의 의견 하나가 수억 원의 제품 방향을 결정했다.

"오늘 테스트한 음식의 요리사를 소개하지. 우리 마케팅팀 신입사원인데..." 부장이 말했다.

안대를 벗자 창백한 얼굴의 신입사원이 보였다. 그녀의 눈가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건 음식 테스트가 아니라 신입사원 '인성 테스트'였다. 그녀가 내게 따뜻한 커피와 함께 직접 만든 도시락을 건넸던 그 친절이 떠올랐다.

"아, 그런데 제가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 요리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정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가장자리가 살짝 익은 것은 오히려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했고요. 솔직히 말해서, 최근 제가 먹어본 요리 중 가장 인상적입니다."

신입사원의 눈이 반짝였다. 부장의 표정은 복잡했지만, 나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내 혀는 회사의 것일지 몰라도, 내 양심까지 회사의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날 이후 회사 구내식당에는 '신입사원 특별 코너'가 생겼다. 그리고 나는... 진짜 맛집을 찾아다니며 정직한 평가를 남기는 유튜버가 되었다. 직장에서는 해고되었지만, 내 혀는 마침내 자유를 찾았다. 이제 내가 먹는 모든 것이 내 선택이고, 내가 말하는 모든 평가는 내 진심이다. 가끔은 그 신입사원의 요리사 채널에 좋아요를 누른다. 그녀의 첫 영상 제목은 '내 커리어를 바꾼 그 평가자에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