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의 밤: 뉴진스를 따라 춤추다
소리 없이 비가 창문을 두드렸지만, 방 안에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의 세계는 테이블 위 육각형 타일과 미니어처 말들 사이에 존재했으니까.
"하입보이로 갈게!" 지민이 선언하자 유진은 눈을 굴렸다. 매주 금요일 밤, 우리 다섯은 보드게임을 하며 한 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오늘의 게임은 '뉴진스 월드 도미네이션'—대형 음반사가 만든, 요즘 핫한 걸그룹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이었다.
"또? 너 매번 하입보이 멤버 카드만 고르잖아." 민지가 말했다. 테이블 위에는 컬러풀한 카드들과 작은 피규어들이 줄지어 있었고, 게임판은 글로벌 투어 지도를 형상화했다.
하니는 주사위를 손바닥에서 굴리며 "나는 디토 카드로 갈 거야. 특수 능력이 더 강해"라고 말했다. 다섯 멤버 카드 각각에는 고유한 능력이 있었다. 하입보이는 공격력이 강했고, 디토는 방어와 반격에 특화되었다. OMG는 팬덤 모으기에, 쿠키는 자원 수집에, 아텐션은 전략 변경에 유리했다.
우리 모두 이 게임에 진심이었다. 헤이진은 항상 완벽한 전략을 짰고, 민지는 직관적으로 플레이했다. 하니는 남들이 예상 못한 카드를 내미는 재주가 있었고, 유진은 다른 플레이어의 심리를 꿰뚫었다. 나는... 글쎄, 나는 그냥 즐기는 편이었다.
"이번엔 진짜 이길 거야," 내가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알았다—내가 36번의 게임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게임은 치열했다. 헤이진이 먼저 아시아 투어를 장악했고, 민지는 유럽에 팬덤을 확장했다. 하니는 남미에서 강세를 보였고, 유진은 북미를 차지했다. 나는... 호주에 고립되어 있었다.
"어떡해!" 하니가 외쳤다. "누가 뉴진스 월드 이벤트 카드를 뽑았어?" 테이블 위로 혼란이 퍼졌다. 이 카드는 모든 게임 규칙을 뒤흔드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좋은 카드가 필요했거든."
카드에는 'Super Shy 역전 효과'라고 쓰여 있었다. 가장 적은 영토를 가진 플레이어가 모든 다른 플레이어의 영토 하나씩을 선택해 가져올 수 있는 효과였다.
헤이진의 도쿄, 민지의 파리, 하니의 리우, 유진의 뉴욕. 갑자기 내 앞에는 완벽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모두의 얼굴에 경악이 번졌다.
"어떻게..." 헤이진이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계속 미소지었다. "스물아홉 번째 패배 후, 내가 뭔가를 깨달았거든. 항상 이기려고 하면 절대 이길 수 없어. 하지만 가장 약해 보일 때..." 나는 내 마지막 카드를 뒤집었다. 'ETA 최종 투어' 카드였다. 게임의 즉시 종료와 함께 가장 다양한 대륙에 영토를 가진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카드.
방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게임 끝!" 내가 외쳤다. "37번 만에 첫 승리!"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고, 배신감과 감탄이 뒤섞인 대화가 오갔다.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렸지만, 이제 그 소리는 우리의 즐거운 대화와 어우러져 리듬을 만들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보드게임은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이렇게 함께하는 순간들을 위한 것이라는 걸. 마치 뉴진스의 노래처럼, 게임은 우리를 하나로 모아 각자의 개성이 빛나게 하는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