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다이어트: 살을 걸고 던지는 주사위
내 면전에서 굴러가는 주사위를 바라보며, 나는 인생 최대의 내기를 걸고 있었다. 숫자 6이 나오면 내 저녁 식사는 치킨이고, 1이 나오면 닭가슴살 샐러드다. 내 체중계가 선언한 비상사태로부터 시작된 이 기묘한 다이어트 보드게임의 13일째.
"또 1이 나왔네," 진호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그의 접시에는 이미 두툼한 스테이크가 놓여 있었다. 나의 영원한 친구이자 이 잔인한 게임의 창시자인 진호는 마치 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처럼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우리의 '다이어트 던전'은 단순했다. 매주 금요일, 우리 넷은 진호의 아파트에 모여 저녁을 먹으며 보드게임을 했다. 그런데 한 달 전, 모두가 체중계 위에서 충격적인 숫자를 목격한 후, 진호는 이 미친 아이디어를 냈다. 보드게임에서 이기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지면 건강식만 먹는다. 한 달 후 가장 많이 감량한 사람에게는 우리 모두가 모은 50만원의 상금.
손가락으로 닭가슴살을 집어 올리며 나는 지난 2주간의 결과를 떠올렸다. 미니어처를 움직이고, 카드를 뽑고, 자원을 교환하는 사이, 나는 이미 3.5kg를 감량했다. 진호는 1.2kg, 민지는 2kg, 그리고 항상 운이 좋은 우석이는 겨우 0.8kg. 놀랍게도 내가 선두였다.
"마법사 카드를 사용해!" 민지가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희망과 동정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 카드는 한 번 음식을 바꿀 수 있지만, 다음 라운드에 페널티가 있다. 전략이 필요했다.
"괜찮아. 이번 음식은 받아들일게." 닭가슴살을 씹으며 말했다. 그 맛없는 질감이 이제는 승리의 맛처럼 느껴졌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우리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진호는 보드게임 마스터였지만, 나는 다이어트의 왕이 되어가고 있었다. 양파 링이 든 샐러드를 먹으며 나는 'Settlers of Catan'에서 우석을 막아섰고, '팬데믹'에서는 모두를 구하면서도 내 턴에 항상 샐러드와 단백질 바만 집어들었다.
그날 밤, 마지막 게임이 끝나고 진호가 나를 불렀다. "너 정말 이대로 우승할 생각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불안이 스며있었다. "나도 이제 진지하게 할 거야. 네가 이기면... 네가 이기면..."
"상금을 원하는 게 아니야." 내가 말했다. "그냥 증명하고 싶었어, 내 의지가 너의 게임보다 강하다는 것을."
진호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그때서야 나는 깨달았다. 이 게임의 진짜 승자는 주사위의 숫자나 체중계의 숫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통제력을 되찾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음 금요일, 나는 모두의 놀란 눈빛 속에서 한 봉지의 닭가슴살 샐러드를 손에 들고 등장했다. 주사위는 이미 내 손바닥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