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뉴진스: 세대를 잇는 춤사위
아버지의 춤을 처음 본 건 내 열여섯 번째 생일날이었다. 거실 한가운데서 뉴진스의 'Hype Boy'에 맞춰 완벽한 안무를 선보이시는 그 모습은, 마치 내가 아는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뭘 그렇게 놀란 눈으로 보니? 아빠도 한때는 댄스 동아리 에이스였다고." 아버지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어머니는 소파에서 키득거리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질 때, 우리 집 공기는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로 가득 찼다.
사실 나는 한 달 전부터 가족들 몰래 뉴진스 커버 댄스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연습실에 가서 땀을 흘리며 안무를 외웠다. 하지만 부모님께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이해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눈에 비친 부모님은 언제나 청구서를 정리하고, 김치찌개를 끓이고, "공부해라"를 입에 달고 사는 존재였다.
"어떻게..."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는 핸드폰을 들어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보여주셨다. 2008년 대학 댄스 동아리 공연 영상이었다. 젊은 아버지가 무대 중앙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놀랍게도 어머니가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 바로 그 댄스 동아리였단다." 어머니가 말했다. "당신 아버지 춤 솜씨가 워낙 좋아서 반해버렸지 뭐야."
그날 밤, 우리 세 사람은 거실에서 뉴진스의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었다. 아버지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안무를 빠르게 익혔고, 어머니는 리듬감이 여전히 살아있었다. 내가 몰랐던 그들의 모습이 내 앞에 펼쳐졌다.
대회 당일, 나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객석의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나는 자랑스러움을 넘어 공감과 이해를 발견했다. 그들도 한때 나처럼 음악에 몸을 맡기고 꿈을 꾸던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대회가 끝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평소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는 자신의 청춘 시절을, 어머니는 첫 데이트 때의 설렘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그들에게 내 고민과 열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날 이후, 부모님의 얼굴에서 주름은 더 이상 세월의 흔적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의 한 페이지처럼 보였다. 세대는 달라도, 음악과 춤이라는 언어는 변하지 않았다. 뉴진스의 노래가 흐르는 우리 집 거실은 이제 시간을 초월한 공간이 되었다. 부모님과 나 사이에 놓여있던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진 자리에는, 서로를 향한 새로운 이해의 다리가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