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뉴진스: 마지막 댄스의 리듬
세상이 멈춘 그날, 뉴진스의 '하입 보이(Hype Boy)'가 마지막으로 전파를 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 노래는 내가 살아남은 이유가 될 줄 몰랐다.
재난 경보가 울리고 도시가 무너지는 동안에도 나는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 귀를 찢는 사이렌 소리 대신 뉴진스의 경쾌한 멜로디가 귓가에 맴돌았기에, 나는 피난소 방향을 놓치지 않았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 내 발걸음은 그들의 노래 리듬을 따라 일정했다.
대피소는 서늘했다. 콘크리트 벽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났고, 희미한 LED 조명 아래 사람들의 얼굴은 창백했다. 누군가 울었고, 누군가 기도했다. 나는 간신히 챙겨온 보조 배터리와 스마트폰으로 뉴진스 플레이리스트를 반복해서 들었다. 음악이 끊어지면 내 생존도 끝날 것만 같았다.
"저기, 들려요?" 옆자리의 소녀가 물었다. 그녀는 내 헤드폰 선을 가리켰다. 나는 헤드폰을 벗어 그녀에게 한쪽을 건넸다. '쿠키(Cookie)'가 흐르는 순간, 그녀의 눈에는 불이 켜졌다.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우리는 대피소 사람들에게 뉴진스의 안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웃던 사람들이 점차 진심으로 웃었다. 춤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일상을 돌려주었다. 음악은 절망 속에서 우리를 하나로 묶는 끈이 되었다.
한 달 후, 배터리는 바닥났다. 충전할 방법도 없었다. 소녀와 나는 마지막으로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를 들었다. 노래가 끝나자 세상은 다시 적막에 잠겼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려움은 사라졌다.
"괜찮아요. 우리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 노래들이 있잖아요." 소녀가 말했다. "뉴진스는 우리가 기억하는 한 살아있어요."
그날 밤, 우리는 대피소 한가운데서 음악 없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입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발로 리듬을 만들었다. 어둠 속에서 서로의 동작을 볼 수 없었지만, 우리는 같은 박자로 움직였다. 음악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음악이 되었다.
오늘, 구조팀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춤추는 우리를 발견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한 구조대원이 물었다. 나는 그저 미소지었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때로는 생존이란 단순히 숨쉬는 것 이상이며, 진정한 생존은 희망의 리듬을 잃지 않는 것임을.
이제 재건된 도시에서 뉴진스의 음악이 다시 울려 퍼진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뉴진스는 음악이 멈춘 그 순간에도 우리 안에서 살아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