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다이어트: 먹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숨을 쉴 때마다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알림이 귓속에서 울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호흡을 얕게 했다.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 시대, 모든 에너지 소비는 기록되고 통제되었다.
정부의 '영양 최적화 법안'이 통과된 지 4개월째, 세계는 식품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모든 시민에게 '생존 다이어트'를 강제했다. 손목에 착용하는 모니터링 장치는 하루 허용 칼로리를 계산하고, 이를 초과하면 다음 날 배급량이 줄어들었다. 이론상으로는 효율적인 에너지 분배 시스템이었다. 현실은 기아에 가까웠다.
"오늘 너의 칼로리 허용량은 1,200kcal입니다. 현재까지 소비량: 827kcal. 남은 양: 373kcal."
손목의 장치가 차가운 기계음으로 알렸다. 아직 저녁도 먹지 않았는데 373kcal라니. 현미밥 한 공기가 300kcal쯤 된다. 미니멀한 식사를 위해 배추 한 장을 씹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예전에는 저녁 시간이면 불빛으로 가득했던 거리가 이제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사람들은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처음엔 모두가 "건강한 미래를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믿었다. 하지만 정부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급격한 감소. 의료비 지출이 40% 줄었다는 통계. 그리고 사망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어제는 이웃 김씨가 출근하다 쓰러졌다.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일시적 현기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굶어서 쓰러진 것이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내일 배급받을 단백질 큐브 하나와 정제수 한 병이 전부였다. 갑자기 예전에 버렸던 과자 봉지가 떠올랐다. 침대 밑을 더듬어 몰래 숨겨둔 초콜릿 한 조각을 꺼냈다.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 손목의 장치가 진동했다.
"경고: 금지된 식품 감지. 비승인 칼로리 섭취 시도. 내일의 배급량에서 200kcal가 차감됩니다."
장치는 체온과 혈당 변화만으로도 내가 무엇을 먹으려 하는지 알아차렸다. 나는 초콜릿을 도로 숨기며 눈물을 삼켰다. 배고픔보다 더 큰 공포는 이 시스템에 완전히 길들여진 내 모습이었다.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배고픔은 이제 익숙했지만, 자유에 대한 갈망은 여전했다. 모두가 '생존 다이어트'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상에서, 나는 내일 이 손목 장치를 풀고 숲으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배고픔 속에서도 꿈꾸는 자유의 맛은, 어떤 음식보다 달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