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으로 만난 죽은 남편
진동하는 휴대폰을 집어들었을 때, 화면에 뜬 이름은 10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것이었다. 소개팅 앱에서 '매칭되었습니다'라는 알림과 함께.
지난 주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다운로드한 그 앱이 이제와서 농담을 던지고 있었다. 손가락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화면을 열었다. 정확히 남편의 얼굴이었다. 같은 미소, 같은 눈매, 심지어 왼쪽 눈썹 위의 작은 흉터까지. 사진을 확대해 보았다. 사진 속 배경은 우리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갔던 제주도 호텔 로비였다.
"미쳤나봐," 나는 중얼거렸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내 심장 소리와 겹쳐 들렸다. 차가운 물 한 잔을 마시며 진정하려 했지만, 손이 너무 떨려 물이 옷으로 쏟아졌다.
앱을 삭제하려 했지만, 호기심이 나를 지배했다. 메시지를 보냈다. "누구세요?"
10분 후 답장이 왔다.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지연씨."
아무도 모르는 내 이름. 결혼 후 모두에게 '미나'라는 개명한 이름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지연이란 이름을 아는 사람은 죽은 남편뿐이었다.
숨이 막혔다.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비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시 메시지가 왔다.
"우리 만날까요? 당신에게 전해야 할 것이 있어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해킹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잔인한 장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진, 그 이름, 그리고 내 비밀. 다음 날 점심, 우리가 처음 만났던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 창가에 앉아있는 그를 발견했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남편과 같은 자세로 앉아, 같은 방식으로 커피를 저으며,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옆모습은 완벽한 복제품 같았다.
떨리는 다리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가 나를 보고 미소 지었다.
"앉으세요, 지연씨."
목소리까지 똑같았다. 앉자마자 내 손을 잡으려는 그의 손을 피했다.
"당신 누구야?" 내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정현이야. 너의 남편."
"불가능해. 정현이는 10년 전에 죽었어."
그는 웃었다. "맞아.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내가 죽은 그날 밤 너는 내 목을 조르고 있었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도 모르는 진실이었다. 알코올 중독이었던 남편이 또 술에 취해 나를 때렸고, 나는 그저 자신을 방어하다가... 모두가 그의 죽음을 불의의 사고로 알고 있었다.
"이제 내가 누구인지 알겠어?" 그가 속삭였다. "너의 죄와 기억이야."
커피잔을 떨어뜨렸다. 깨지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카페는 텅 비어 있었고, 내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테이블 위엔 내 휴대폰만 놓여 있었고, 화면에는 소개팅 앱 삭제 확인 메시지만 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흔들리는 손으로 옷장 맨 뒤편을 뒤졌다. 10년 동안 만지지 않았던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남편의 일기장이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사랑하는 지연에게, 내가 죽더라도, 너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날짜가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