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과 뉴진스: 당신이 알지 못했던 플레이리스트
소개팅 장소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나는 비가 흩뿌리는 창문을 바라보며 긴장을 삼켰다. "오늘의 BGM은 뉴진스 전곡 모음집입니다," 기사님이 말했고, 갑자기 'Hype Boy'의 첫 비트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만나러 가는 그 사람의 프로필에서 본 '취미: 뉴진스 뮤비 on repeat'라는 문장이 머릿속을 스쳤다.
카페에 도착하자 긴장감이 폭발 직전이었다. 민지의 달콤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첫인상은 프로필 사진보다 훨씬 좋았다. 눈이 마주치자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그의 에어팟에서 흘러나오는 'Attention'의 멜로디가 희미하게 들렸다.
"혹시... 뉴진스 팬이세요?"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눈이 갑자기 반짝였다. "어떻게 알았어요?" 이제 막 녹아내리기 시작한 얼음처럼, 우리 사이의 서먹함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뉴진스의 안무 분석부터 가사의 숨은 의미까지,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다. 카페 직원이 벌써 세 번째 "마감 시간입니다"라고 알려왔을 때야 우리는 현실로 돌아왔다.
"실은..." 그가 말을 꺼냈다. "소개팅 온다고 했을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었어요. 혹시 함께 들으며 걸을래요?" 그의 진심 어린 눈빛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밤거리를 걸으며 이어폰을 나눠 꽂았다. 'Cookie'의 달콤한 멜로디가 흐르는 순간, 그의 손이 내 손을 살짝 스쳤다. 비 냄새 가득한 공기와 함께 흐르는 음악은 우리만의 소울메이트 확인 테스트 같았다.
세 번째 곡이 흐를 때,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이 우리는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뛰었다. 숨이 가빠져 웃음이 터졌고, 그때 'Ditto'의 후렴구가 완벽한 타이밍에 흘러나왔다.
"이거... 소개팅 맞나요? 영화 같은데," 내가 말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고백할 게 있어요. 제가 소개팅 앱에서 당신을 본 순간, 프로필에 '최애곡: Ditto'라고 써있는 걸 보고 바로 신청했거든요. 뉴진스가 우리를 이어준 거예요."
우리는 그날 밤,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서로의 인생을 조금씩 엿보기 시작했다. 소개팅은 끝났지만, 우리의 플레이리스트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 가끔은 알고리즘보다 더 정확하게 우리의 마음을 읽는 플레이리스트. 당신의 소개팅은 어떤 음악과 함께 시작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