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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기다이어트

위험한 썸타기 다이어트

온도계에 적힌 2킬로그램이라는 숫자가 그녀의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민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거울 앞에 섰다. 지난 한 달 동안 진우와의 썸에 집중하느라 다이어트는 뒷전이었다. "진우 오빠가 대학교 MT에서 널 봤을 때는 더 날씬했다던데..."라는 친구의 무심한 한마디가 그녀의 귓가를 맴돌았다.

일주일 뒤, 진우와의 첫 데이트까지 4킬로그램을 빼겠다는 결심을 했다. 민지는 물 다이어트와 원푸드 다이어트를 동시에 시작했다. 아침에는 사과 하나, 점심에는 닭가슴살 100그램, 저녁은 굶는 생활. 진우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올 때마다 심장은 두근거렸지만, 그것보다 더 큰 목표가 생겼다. 그의 눈에 완벽하게 보이는 것.

세 번째 날, 민지는 계단을 오르다 어지러움을 느끼며 벽을 짚었다. 대학 도서관에서 만나자는 진우의 제안에 밤새 공부할 생각으로 커피만 마시고 나왔다. 손에는 블랙 아메리카노, 가방 속에는 몰래 챙겨온 다이어트 약이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진우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거 먹어. 너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어." 진우가 내민 샌드위치에 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배불러." 뱃속에서는 우르릉 소리가 났지만, 그녀는 무시했다. 진우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을 떠나지 않았다.

"다이어트 중이야?" 그의 질문에 민지는 당황했다. 들켜버린 비밀. "아...조금." 민지가 중얼거리자 진우는 한숨을 쉬었다.

"너 요즘 왜 이래? 썸 타는 중에 다이어트가 뭐가 중요해?" 진우의 말에 민지는 놀라서 그를 바라봤다. "지난주 카페에서 너 케이크 안 먹으려고 할 때부터 이상했어. 네가 좋아하는 초코 케이크였잖아."

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민지의 손을 잡았다. "이러다 쓰러질래? 나는 네가 건강한 모습이 좋아. 우리 학과 MT에서 처음 봤을 때 너의 활기찬 모습에 반한 거라고."

민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난 네가 날씬한 여자를 좋아하는 줄..." 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누가 그런 소리를 했어? 사람 마음은 겉모습으로 움직이지 않아. 네가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가 내 마음을 움직인 거지."

도서관을 나서며 민지는 가방 속의 다이어트 약을 휴지통에 버렸다. 진우가 건넨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자유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 진짜 사랑은 자신을 바꾸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쩌면 '썸타기'의 진정한 의미는 서로의 진짜 모습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었을지도.

그날 밤, 민지는 일기장에 적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다이어트: 가짜 자신을 굶기고, 진짜 나를 채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