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뉴진스: 그녀의 새로운 춤
매일 밤 열 시, 아내는 죽은 듯이 잠들었다가 자정이 되면 일어난다. 처음에는 그저 화장실에 다녀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날 밤, 아내가 돌아오지 않아 거실로 나가보니, 그녀는 거울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하입 보이요, 하입 보이요..." 귓속말처럼 흘러나오는 노래. 스마트폰 불빛만 켜진 어둠 속에서 아내의 실루엣이 기묘하게 움직였다. 우리가 결혼한 지 십 년, 나는 아내가 춤을 좋아하는지조차 몰랐다.
다음 날, 아내에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춤을 추고 있었어?" 아내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난 내 침대에서 잤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날 밤도, 그 다음 밤도, 아내는 정확히 자정에 일어나 거실에서 춤을 췄다. 이제는 안무가 더 복잡해졌고, 노래도 달라졌다. "쿠키 한 입 베어 물고, 널 테이스트해..."
일주일 후, 나는 용기를 내 아내의 스마트폰을 열어봤다. 유튜브 시청 기록에는 '뉴진스' 뮤직비디오가 가득했다. 그리고 메모장에는 안무 동작들이 꼼꼼히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낮에 물어보면 아내는 "뉴진스가 뭐야?"라고 되묻기만 했다.
열흘째 되는 밤, 나는 거실 불을 환하게 켰다. 자정이 되자 아내가 나타났다. 그녀의 눈은 열려 있었지만, 초점이 없었다. "여보, 괜찮아?" 내 말에 반응이 없었다. 아내는 그저 스마트폰을 켜고 음악을 틀었다. 그리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의사는 '야간 활동 수면 장애'라고 진단했다. 낮에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밤에 무의식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하필 뉴진스의 춤이었을까?
한 달 후, 아내의 스튜디오 오픈 초대장이 도착했다. "성인 여성을 위한 K-POP 댄스 클래스"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녀가 언제 이런 것을 준비했단 말인가?
오픈 파티에서 아내는 완벽한 뉴진스 안무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녀는 빛나고 있었다. "항상 춤을 가르치고 싶었어," 아내가 말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지. 그래서 내 몸이 스스로 연습을 시작한 것 같아."
이제 우리 집에선 밤마다 두 명이 춤을 춘다. 가끔은 세 명이 되기도 한다. 우리 다섯 살 딸도 "어텐션, 어텐션..."을 흥얼거리며 엄마를 따라 움직인다. 어느 날 밤, 아내가 춤을 멈추고 내게 속삭였다. "사실 나는 깨어있었어. 늘 깨어있었어." 그녀의 입가에 피어난 미소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내게 보여준 그 미소와 똑같았다. 다만 이제는 그 뒤에 숨겨진 열정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