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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다이어트

애니메이션 다이어트: 내가 그린 나는 사라지고 있다

"내가 그린 내 몸은 하루에 한 조각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미나는 자신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투명해진 것을 발견했다. 어제는 왼쪽 새끼발가락이었다. 그제는 오른쪽 귓불이었다. 이젠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부분이 사라졌다.

모든 것은 3개월 전, 미나가 새로운 다이어트 애니메이션 앱 '드로우 어웨이'를 다운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신이 그린 이상적인 몸매가 현실이 됩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미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완벽한 몸매를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사진 위에 원하는 선을 그려 넣기만 하면 됐다. 미나는 매일 밤 자신의 몸에서 조금씩 살을 지워나갔다.

"이건 마법 같아." 첫 주에 2kg이 빠졌을 때 미나는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두 번째 주에는 4kg, 세 번째 주에는 6kg. 하지만 네 번째 주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미나가 앱에서 지운 부분이 현실에서도 희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빛의 착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악화됐다.

다이어트 앱의 고객센터에 문의해봤지만 답변은 없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날씬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 미나는 정말로 애니메이션 속 존재처럼 현실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사라지는 부위마다 통증은 없었지만, 대신 무감각함이 찾아왔다. 만질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비존재의 상태.

지난 밤, 미나는 앱을 삭제하고 모든 SNS에 경고 메시지를 올렸다. 하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드로우 어웨이' 앱은 다이어트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 있었다. #완벽한몸매챌린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미나는 결심했다. 마지막 방법으로 자신이 그렸던 모든 선을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기로. 떨리는 손으로 앱을 다시 다운로드했다. 하지만 화면에는 새로운 메시지가 떠 있었다: "삭제된 데이터는 복구할 수 없습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미나는 깊은 숨을 내쉬고 "예"를 눌렀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대신 앱은 새로운 기능을 제안했다: "다른 사람의 일부를 차용하시겠습니까? 주변 사용자 목록 보기"

스크롤을 내리자 수백 명의 프로필이 나타났다. 모두 미나처럼 일부가 사라진 사람들. 어떤 이는 팔이 없었고, 어떤 이는 얼굴 절반이 투명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잃어버린 부분을 대체할 다른 이의 조각을 찾고 있었다. 완벽한 몸매를 위한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미나는 화면을 꺼버렸다. 창밖을 바라보니 거리를 걷는 사람들 중 일부가 희미하게 반투명한 것이 보였다. 그들이 진짜로 존재하는지, 아니면 자신처럼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미나는 남아 있는 손가락으로 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불완전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 "완벽한 것보다 온전한 것이 더 소중하다는 걸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