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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남편

여름에 떠난 남편

그는 가장 뜨거운 날 떠났다. 그날 아침 온도계는 38도를 가리켰고, 아스팔트는 발바닥을 태울 듯 달아올라 있었다. 에어컨 바람이 턱 끝에서 멈추는 것 같은 무더위 속에서, 남편은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 하나 닦지 않고 여행 가방을 꾸렸다.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가 말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그의 얼굴 절반을 지웠다. 나는 그의 눈동자에서 결의를 읽었다. 그 결의가 내 심장을 찢었다.

여름이 우리의 관계를 녹여버렸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얼어붙어 있었고, 여름은 그저 그 사실을 드러냈을 뿐이다. 에어컨이 고장 나고, 선풍기마저 멈춘 그 주간,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열기 속에서 참았던 말들이 끓어올랐다.

"너무 견디기 힘들어," 남편이 말했었다. 처음엔 날씨에 대한 불평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관계에 대한 고백이었다.

그가 떠난 후, 나는 창문을 모두 열어젖혔다. 후텁지근한 바람이 커튼을 흔들었다. 그의 셔츠 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옷장 앞에 서서, 나는 처음으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목이 마르지 않았다.

여름 내내 나는 혼자였다. 처음으로 맞는 독립된 시간. 처음에는 고통스러웠다. 에어컨 타이머를 설정할 필요가 없었고, 아침 커피를 두 잔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나는 내 리듬을 찾아갔다. 밤에는 베란다에 앉아 별을 보았다. 도시의 열기가 식자, 별들이 더 선명해졌다.

팔월 말, 가장 더운 날이 지나고 처서가 다가올 무렵, 현관벨이 울렸다. 문을 열자 남편이 서 있었다. 그의 피부는 태양에 그을려 있었고,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돌아왔어," 그가 말했다. "많은 것을 생각했어."

나는 그를 안으로 들였다. 대화는 길었고, 때로는 뜨거웠다.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 줬던 말들을 기억했고, 또 새로운 말들을 찾았다. 그날 밤 비가 내렸다. 무더위를 씻어내는 첫 비였다.

가을이 오고 있었다. 우리가 새로운 계절을 맞을 준비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 뜨거웠던 여름은 우리를 녹여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때로는 무너져야만 다시 지을 수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