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의 직장: 우리가 몰랐던 진실
그녀가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한다는 말을 처음부터 의심했어야 했다. 평범한 회사원치고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으니까.
우리는 6개월 전 데이팅 앱에서 만났다. 서진은 자신을 '일반 사무직 회사원'이라고 소개했다. 말수는 적었지만 웃을 때마다 눈가에 생기는 주름이 매력적이었다. 데이트를 할 때면 항상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두었고, 가끔 메시지가 와도 절대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오늘 밤에 잠깐 야근이야. 미안해." 그녀의 취소 문자가 오면 나는 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누구나 바쁠 때가 있으니까. 하지만 '잠깐'이라는 야근이 새벽 세 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화하면 배경음은 항상 조용했고, 목소리는 항상 긴장해 있었다.
그날은 그녀의 생일이었다.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직장을 찾아갔다. 주소는 명함에서 본 적 있었다. 하지만 그 주소에 도착했을 때, 거기엔 고급 아파트 건물만 있었다. 경비실에 물었지만 그곳에 그런 회사는 없다고 했다. 명함의 주소는 가짜였다.
혼란스러움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만 길게 이어졌다. 그때 문자가 왔다.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어. 나중에 연락할게."
답답함에 친구에게 모든 상황을 말했다. 친구는 잠시 생각하더니 서진의 SNS 계정을 검색해보자고 했다. 우리는 그녀가 거의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 게시물에서 태그된 위치를 발견했다. 강남의 한 건물이었다.
다음 날, 나는 그 건물 앞에서 기다렸다. 오후 2시, 서진이 건물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녀는 정장이 아닌 의사 가운을 입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따라갔고, 그녀가 지하철역 근처의 한 카페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카페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그녀는 한 남자와 마주 앉아 있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카페에 들어갔다.
"서진아," 내 목소리에 그녀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에서 당혹감이 번졌다.
"미안해," 그녀가 말했다. "설명할게."
앞에 앉은 남자는 어색하게 일어섰다. "저는 환자예요. 진료 시간이 끝나고 커피를 한잔 하자고 했어요."
그날 밤, 서진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정신과 의사였다. 데이팅 앱에서 자신의 직업을 숨긴 이유는 과거에 환자들이 그녀를 찾아와 스토킹한 경험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을 알면 내가 그녀를 다르게 볼까봐, 혹은 내 모든 행동을 분석할 거라고 생각할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그녀가 물었다. "이제 알았으니,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창밖으로 흩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때로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진실이, 우리가 상상했던 거짓보다 더 단순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