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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업

마지막 영상: 취업을 위한 가장 비밀스러운 인터뷰

내 인생의 마지막 영상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유튜브 채널 '취업의 신'에 업로드한 200번째 영상. 제목은 '당신이 절대 물어보지 않았던 면접 팁 10가지'였다.

내 영상은 빛나는 링 라이트 아래서 항상 같은 방식으로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취업의 신과 함께해요!"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카메라 앞에 앉은 나는 10초간 침묵했다. 모니터에 비치는 내 얼굴은 창백했고, 눈 밑의 다크서클은 파운데이션으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오늘은 취업 시장의 가장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알고리즘이 이 영상을 묻어버릴 거라는 걸 알았다. 광고주들이 불쾌해할 내용이었으니까. 하지만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5년간 '취업 컨설턴트'라는 타이틀로 조회수를 올리며, 희망고문을 팔았던 내 모습이 역겨웠다.

마우스를 클릭하자 프롬프터에 준비된 대본이 올라왔다. 하지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달랐다.

"여러분, 제가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대부분 헛소리였습니다. '열정을 보여주세요', '자기 PR을 잘하세요'... 이런 조언들이 현실에서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스튜디오의 냉방기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렸다. 제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해방감이 전신을 휘감았다.

"취업 시장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스펙이 아무리 좋아도 내부 추천이 없으면 서류 전형도 통과하기 힘들죠. 제가 소개했던 '합격 자소서' 대부분은 이미 내정이 된 지원자들의 것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나는 정규직으로 일해본 적이 없었다. '취업의 신'이라는 페르소나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했을 뿐이다.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과 절박함을 이용해 '희망'이라는 상품을 팔았다.

"오늘 이 영상을 마지막으로 채널을 폐쇄하겠습니다. 하지만 떠나기 전, 진짜 조언을 하나 드릴게요. 회사는 여러분을 구원하지 않습니다. 취업이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내가 해왔던 것처럼 거짓된 삶을 살지 마세요."

녹화를 마치고 영상을 편집 없이 업로드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알림이 폭주했다. 구독자들은 분노했고, 협찬사들은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준비했다. 하지만 일부 메시지는 달랐다.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아요."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밤하늘에는 별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이면 나는 유명한 '취업의 신'에서 무명의 실업자가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고용보험 만료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지금의 나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