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취업: 레시피 너머의 진실
면접장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알았다. 내가 오븐에 넣은 내 인생이 타고 있다는 것을.
"김지훈 씨, 왜 우리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으신가요?"
면접관의 질문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공기를 가른다. 내 손은 테이블 밑에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셰프 코트의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준비해온 답변을 꺼내려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 타이머가 울렸다.
오늘 아침, 열 번째 취업 면접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요리가 생각났다. 면접관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내 시그니처 디시. 완벽한 소스의 농도, 정확히 63도에서 수비드한 닭가슴살, 그리고 세 가지 허브로 장식한 플레이팅. 하지만 지금 그것은 내 낡은 원룸 부엌에 버려져 있었다. 면접 시간에 늦을까 봐 가져오지 못했다.
"요리는 제 언어입니다." 내가 말했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접시 위에 담아냅니다."
면접관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가 이내 서류로 돌아갔다. "지훈 씨는 유명 요리학교를 나오지 않으셨네요."
나는 할머니의 작은 분식집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이야기했다. 튀김기름 냄새와 칼 다루는 법을 배운 순간들. 그러나 내 말은 이 고급 레스토랑의 대리석 벽에 부딪혀 무의미하게 흩어졌다.
"경력자를 우대하고 있습니다만..." 면접관의 목소리가 희미해졌다.
열 번째 거절. 익숙한 맛이었다. 쓰디쓴 커피를 마시는 느낌.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나는 요리사의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곱씹었다. 요리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행복했는데, 그것을 직업으로 만드는 과정은 어떤 고난보다 어려웠다.
현관문을 열자 아침에 버려둔 요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도 아직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나는 그것을 데워 맛보았다. 놀랍게도 완벽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레스토랑의 주방이 아니라 내 자신의 주방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다음 날, 나는 작은 SNS 계정을 열었다. "지훈의 집밥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내 첫 게시물은 어제의 그 요리였다. 예상치 못하게,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그리고 공유되기 시작했다.
취업은 문이 아니라 창문일 수도 있다. 가끔은 닫힌 문 앞에서 절망하는 대신, 열린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요리와 취업 사이에서, 나는 제삼의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는 아직 플레이팅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