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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직장

자기계발의 함정: 직장인 김부장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인생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의 연속입니다." 김부장이 회의실에 울려 퍼지는 자신의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졌다. 15년 차 직장인으로서 그가 발표하는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었다. 회사 모든 임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자신이 쓴 '성공하는 직장인의 자기계발 비법'이라는 책을 홍보하고 있었다.

형광등 아래 반짝이는 그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정장 깃에 꽂은 회사 뱃지가 형광등 불빛에 번쩍였다. 회의실 안은 에어컨 바람이 차갑게 감돌았지만, 그의 손바닥은 축축했다. 슬라이드를 넘기는 클릭 소리가 심장 박동처럼 들렸다.

"저는 이 회사에서 매일 아침 6시 출근, 매일 밤 11시 퇴근을 15년간 했습니다. 주말에는 MBA 과정을 이수했고, 출퇴근 시간에는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점심시간은 업계 트렌드 파악을 위한 독서 시간으로 활용했죠."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아는 김부장의 근면성실함이었다. 그는 회사의 자기계발 포스터 모델이었다. 회의실 벽에 걸린 '끊임없이 발전하는 자가 성공한다'는 문구 옆에는 그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여러분, 제가 무엇을 위해 이런 노력을 했는지 아십니까?" 김부장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청중들의 표정이 의아함으로 바뀌었다.

"저는... 몰랐습니다." 그가 갑자기 발표 자료를 덮었다. "저는 그저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제 아이가 첫 걸음을 뗐을 때, 아내가 생일 케이크 앞에서 혼자 초를 불었을 때, 부모님이 병원에 계실 때... 저는 여기 이 회의실과 비슷한 곳에서 '자기계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회의실이 고요해졌다. 프로젝터 팬 돌아가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렸다.

"제가 쓴 이 책은..." 그가 책을 들어 올렸다.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이것은 경고문입니다.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정말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많이 놓치고 있는지에 대한."

김부장은 어제 받은 의사의 진단 결과를 말하지 않았다. 6개월. 그것이 그에게 남은 시간이었다. 그 동안 그가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쌓아온 모든 것들이 갑자기 무의미해졌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사표를 제출합니다. 제 남은 시간은... 진짜 제 자신을 위해 쓰려 합니다."

그는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서류가방에서 사직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회의실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이 어느 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그가 회사 배지를 떼어내 쓰레기통에 버리는 순간, 복도에 걸린 자기계발 포스터 속 김부장의 미소가 처음으로 진짜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