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남편: 거울 속 진실
남동생의 장례식장에서 내 남편은 내가 모르는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그게 내 동생 이름이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일 분도 걸리지 않았다. 눈물 속에 묻힌 그의 부름은 단순한 애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연인을 잃은 자의 절규였다.
유나와 나는 일란성 쌍둥이였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는 그녀를 보았고, 그녀는 나를 보았다.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였다. 어릴 적 우리는 옷을 바꿔 입고 선생님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대학에서는 서로의 시험을 대신 치러주기도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다른 길을 걸었다. 나는 단정한 숏컷을, 유나는 긴 생머리를. 나는 북쪽 도시로, 유나는 남쪽 해안가로.
민수를 소개받은 건 3년 전이었다. 그는 내가 만난 남자들과는 달랐다. 조용하고 깊이 있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에게 곧바로 끌렸다. 결혼은 6개월 만에 결정됐다. 유나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해외 출장이라고 했다. 대신 축하 메시지와 함께 보내온 카메라에는 우리의 어린 시절 사진들이 가득했다.
장례식장을 나서는 동안 민수의 손은 차가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는 말이 없었다. 창밖으로 흐르는 도시의 불빛들이 그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옷장을 열었다. 가장 깊숙한 구석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유나와 민수가 함께 찍은 사진들이 있었다. 바닷가, 카페, 공원... 모두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들이었다.
"언제부터였어?" 내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너를 만나기 전부터." 그의 말은 쇠못처럼 가슴에 박혔다. "하지만 유나는 끝내자고 했어. 너와 결혼하겠다는 내 결정을 존중한다고."
그날 밤, 나는 거울 앞에 오래 앉아 있었다. 내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유나는 내가 아니었다. 민수는 그 차이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선택했다. 나를, 아니 어쩌면 우리 둘을 동시에.
유나의 노트북을 열었다. 비밀번호는 우리 생일이었다. 이메일함에는 민수와 주고받은 수백 통의 메일이 있었다. 마지막 메일은 내 결혼식 전날 보내진 것이었다.
"사랑해. 하지만 이제 그녀의 남편이 되어줘. 그녀는 날 보는 유일한 거울이야."
창밖으로 새벽이 밀려들어왔다.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이 유나의 것인지 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너무 닮았지만, 결국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민수의 가슴에 두 개의 방이 있다면, 하나는 영원히 비워둔 채로 남겨질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볼 때마다, 그가 진짜 사랑한 여자를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