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다이어트: 우리가 버려야 할 무게
평생 자매라고 불려온 우리에게 '살'은 늘 함께 싸워온 적이었다. 언니 주희는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내게 남은 건 실패한 다이어트 기록뿐이었다.
"이번엔 진짜 성공할 거야." 내 입에서 나온 말을 들으며 주희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얼마나 공허한지 그때는 몰랐다. 주희의 마른 손가락이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 손끝에서 느껴지는 뼈의 선명함이 내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함께 자란 쌍둥이였으나, 몸은 완전히 달랐다. 주희는 날씬했고, 나는... '통통하다'는 단어로는 부족했다. 엄마는 늘 "너희는 자매니까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한 건 그날 밤이었다.
나는 주희의 다이어트 비법을 훔쳐보기로 했다. 밤마다 화장실에 오래 머무는 비밀이 뭔지 알고 싶었다. 그날 밤, 반쯤 열린 욕실 문 틈으로 보인 것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변기 앞에 머리를 숙인 주희였다. 토하는 소리가 욕실 타일에 부딪혀 메아리쳤다. 손가락을 목구멍 깊숙이 넣는 그 순간,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게 다이어트의 비결이야?" 내 목소리는 떨렸다.
욕실 바닥에 주저앉은 주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도 어쩔 수 없어. 엄마처럼 되기 싫어서..."
엄마는 항상 자신의 체형을 비관했다. "너희는 절대 나처럼 살찌면 안 돼"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주희는 그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날 밤, 주희의 침대에 나란히 누워 우리는 오랜만에 진짜 자매처럼 이야기를 나눴다. 주희가 고백했다. "난 네가 부러웠어. 항상 웃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이."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정말 버려야 할 무게는 살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었다는 것을. 주희가 잃어버린 것은 체중만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었다.
다음 날 아침, 거울 앞에 선 우리는 달랐다. 이제 우리는 함께 다른 종류의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불안을 줄이고, 비교를 덜어내고, 자기혐오를 버리는 다이어트. 무게를 재는 저울이 아닌, 서로의 눈에 비친 가치로 우리를 바라보기로 했다.
그날 이후 우리 자매의 다이어트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이제 우리가 줄이는 건 몸무게가 아니라, 서로를 짓누르던 기대의 무게다.